비행기서 내린지 12시간만에 출전…SK 8위
‘미스터 빅뱅’ 방성윤(26·서울 SK)이 폭발했다. 18시간 비행 끝에 10일 새벽 미국에서 돌아온 그는 12시간 만에 경기에 나섰다. 공항에서부터 “감독님 뜻에 따라 오늘도 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다부진 모습을 보였던 방성윤이다. 그런 그를, 김진 에스케이 감독은 1쿼터 코트 위로 불러냈다.
경기 전 “시차 적응이 안 돼서 정신이 하나도 없다”고 했지만 막상 코트에 들어서자 방성윤은 ‘방방’ 떴다. 1쿼터에 5득점으로 슛 감각을 조율한 방성윤은 2쿼터에 3점슛 3개를 합쳐 11점을 터뜨렸다. 시차 적응도 따로 필요가 없었다. 석 달 만에 국내 코트에 복귀한 첫날, 23분간 뛰며 23점(3점슛 5개)·4도움. 경기 뒤 방성윤은 “경기장까지 계속 졸면서 와서 정신없이 경기를 했다. 기대하고 있다는 걸 알았지만 부담 없이 경기를 치르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울 에스케이(SK)가 1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돌아온 에이스’ 방성윤의 활약을 앞세워 86-66으로 완승을 거뒀다. 가드 김태술(8점·6도움)이 모처럼 만난 ‘단짝’에게 맞춤형 패스를 건넸다. 방성윤이 한때 “태술이와는 친구처럼 잘 통한다. 슛에 책임감을 느끼게 할 만큼 움직이는 대로 패스가 온다”고 했던 사이다.
김민수가 덩크슛 둘을 포함해 16점(1튄공)을 올렸고, 테런스 섀넌도 25분간 20점·9튄공을 기록했다. 이들은 방성윤에게 외곽 수비가 쏠리는 사이, 2점슛 17개(21개 시도·성공율 81%)로 골밑을 유린했다.
속절없이 9위로 처져 마음 고생을 하던 김진 감독도 모처럼 웃었다. 김 감독은 경기 뒤 “방성윤이 돌아오면서 나머지 선수들에게 확실한 상승 효과가 나타났다. 다른 선수들을 활용할 수 있는 옵션도 늘어 내용 있는 경기가 됐다”며 기뻐했다. 에스케이(6승11패)는 삼성과 함께 공동 8위로 올라섰다.
전주에선 케이씨시(KCC)와 원주 동부가 ‘트리플 타워’ 대결을 펼쳤다. 전반을 39-32로 앞선 채 마친 전창진 동부 감독은 “하승진을 막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동부는 하승진(16점·12튄공)에게 기회를 주는 대신 다른 9명 선수를 52점으로 꽁꽁 묶어 79-68 승리를 거뒀다. 동부(12승5패)는 안양 케이티앤지(11승5패)를 반 경기 차로 누르고 단독 2위로 나섰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프로농구 10일 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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