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그랑프리 파이널 쇼트 출전…아사다 마오와 맞대결
‘피겨요정’ 김연아(18·군포 수리고)가 입을 삐죽 내밀었다. 새침하게 눈을 흘기면서, 특유의 장난기 섞인 표정이다. 공중에서 화려한 3회전을 돌았는데 떨어지면서 또 넘어진 탓이다. 역시, 그간 약점으로 지적돼 온 트리플(3회전) 루프 점프에서다. 실전에서 더블 악셀(앞으로 진행하며 2바퀴 반 회전)로 대체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한 기술이다.
2008-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11~14일)가 펼쳐지는 고양시 어울림누리 얼음마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을 하루 앞둔 11일 공식연습을 마친 김연아는 “트리플 루프를 꼭 해야 한다는 부담을 줄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조금 낮은 점수의 점프를 뛰어도 실수만 없으면 우승이 가능하다는 자신감이 드러난다. 김연아는 “컨디션은 아주 좋다”며 “경기 당시 몸 상태에 따라 자신이 생기면 트리플 루프를 시도할 수도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놨다.
그는 “지난 시즌을 치르면서 올해는 더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점프와 연기, 예술적인 면에서 돋보이도록 노력하고 있는 만큼 모든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싶다”는 욕심도 감추지 않았다. 절정의 기량을 뽐내는 만큼 기존 기술만 깔끔하게 해내면 좋은 성적이 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날 연습에선 프리스케이팅 배경음악 ‘세헤라자데’에 맞춰 3회전 점프를 집중 점검했다. 트리플-트리플 콤비네이션(연속 3회전) 점프에선 뒤에 배치된 토 루프(왼발 끝으로 바닥을 찍으면서 점프)에서 잠시 균형을 잃었다. 이어진 트리플 루프에서는 엉덩방아를 찧기도 했다. 하지만, 3-2-2 회전 콤비네이션·트리플 러츠 등 나머지 점프는 깨끗하게 성공했다. 스텝, 스핀도 안정감이 넘쳤다.
‘맞수’ 아사다 마오(18·일본)는 난이도 높은 점프를 집중 점검했다. 아사다는 장기인 트리플 악셀에 초점을 맞췄다. 세바퀴 반을 완전히 채우지 못해 감점 요인(회전 수 부족)이 돼온 부분을 완전히 고치지 못한 모습이었다.
김연아는 12일 쇼트프로그램(오후 8시15분·SBS TV)에서 출전 선수 6명 가운데 마지막으로 연기를 펼친다. 그는 “부담스러워 빨리하고 싶다는 생각도 해봤는데, 이젠 적응이 돼서 큰 어려움은 없다”고 했다.
고양/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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