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언 쥬베르(24·프랑스). 사진 대한 빙상경기연맹 제공
세계 1위 쥬베르 등 그랑프리 파이널 총출동
‘팽그르’ 순식간에 4바퀴(쿼드러플)를 돈다. 사뿐, 바닥에 내려 앉더니 다시 뛰어올라 이번엔 3바퀴. 폭풍같이 빠르고 강한 스핀(제자리 돌기)이 터져나온다. 힘과 속도, 익살까지 더해진다.
2008-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그랑프리파이널 대회가 12일 고양 어울림누리얼음마루에서 시작됐다. 이번 대회엔 세계 정상급 남자선수들도 총출동했다. 남자 쪽에선 제프리 버틀(2008 세계선수권 우승)과 스테판 랑비엘(2005·2006 세계선수권 우승)이 동반 은퇴하면서 일대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베테랑 3인방’ 다카하시 다이스케(일본·3위)가 갑작스런 무릎 부상으로 빠진 것을 빼면 예상대로 세계 상위 3명이 모두 출전했다. 가장 관심을 끄는 선수는 브라이언 쥬베르(24·프랑스). 현 세계 1위답게 살코(옆으로 진행하다 스케이트 날의 힘만으로 뛰는 점프) 토루프(왼발끝을 찍어 도약하는 점프) 4회전 점프를 주무기로 한다. 2006년 그랑프리 5차 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선 3차례 4회전 점프를 선보여 피겨 팬들을 놀라게 했다. 그간 약점으로 꼽히던 회전까지 보완해,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다.
지난 시즌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쥬베르를 밀어내고, 우승한 체코 출신 토마슈 베르네르(22·세계 2위)도 정상을 벼르고 있다. 쿼드러플-트리플 콤비네이션(4-3회전)을 준비했다. 조니 위어(24·미국)는 지난 5월 목동에서 열린 아이스쇼에서 김연아(18·군포 수리고)와 환상적인 커플 연기로 국내에서 유명세를 탔다. 점프와 안무, 음악의 흐름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예 3인방’ 18살에 불과한 패트릭 챈(캐나다·세계 8위)이 이번 시즌 ‘베테랑 3인방’의 아성을 위협하는 도전자다. 남자선수로는 유일하게 올시즌 두차례 시리즈(2차·4차)를 석권했다. 화려한 점프보다는 완벽한 3회전 점프를 자랑한다.
제레미 애보트(23·미국)는 “가끔은 돼지도 날 수 있다”는 우승 인터뷰로 ‘날으는 돼지’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페어와 아이스댄스 경력이 있어 표현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일본에선 코즈카 다카히코(19) 한명만 남자 싱글에 나선다. 시리즈 대회 때 “한국에서 불고기를 먹고 싶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다”며 짐짓 여유도 부린다.
고양/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사진 대한 빙상경기연맹 제공
그랑프리 파이널 남자싱글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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