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겨 여왕’ 김연아가 14일 고양어울림누리 얼음마루 빙상장에서 열린 ‘2008∼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파이널’ 갈라쇼에서 멋진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고양/연합뉴스
김연아, 갈라쇼서 성숙미 뽐내…은반엔 인형 세례
25일 ‘자선 아이스쇼’ 뒤 내년 2월 4대륙 대회 준비
25일 ‘자선 아이스쇼’ 뒤 내년 2월 4대륙 대회 준비
‘그리고 나는 여기 당당히 서 있답니다….’
린다 에더의 노래 ‘골드’(Gold)가 배경음악으로 흐르고, 반짝이는 검은 원피스로 멋을 낸 김연아(18·군포 수리고)가 은반 위에 섰다. 그리고, 혼신의 연기가 펼쳐졌다. 한껏 성숙해진 표현력으로 연기를 펼치자 관중석에선 갈채가 쏟아졌다. 세계 최고로 꼽히는 ‘이너바우어’(앞으로 진행하며 양팔을 위로 펼치고 등을 뒤로 젖히는 기술) 때는 탄성이 터져나왔다. 김연아는 경기 때보다 오히려 안정을 찾은 듯 악셀, 플립 등 점프에서도 눈부신 화려함을 뽐냈다. 흐르는 음악에 몸을 실은 채 연기를 마무리하자, 팬들은 ‘앵콜! 앵콜!’을 외치며 그와의 짧은 만남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2008~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그랑프리 파이널 대회 마지막날인 14일. 김연아는 갈라쇼에서 성숙한 여인으로 변신해, 대회 내내 받은 팬들의 열렬한 성원에 답했다. 피겨 갈라쇼는 본 대회 상위 성적을 낸 선수들이 참가해 볼거리를 선사한다. ‘피겨의 꽃’ 여자 싱글에서 우승을 차지한 아사다 마오(18·일본)가 탱고 음악 ‘포르 우나 카베자’에 맞춘 공연으로 마지막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이날까지 사흘 동안 김연아가 경기에 나설 때마다 경기장엔 곰인형으로 ‘곰비’가 쏟아졌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아이비(IB) 스포츠 쪽은 “1000개를 훌쩍 넘을 것으로 본다”며 “트럭으로 운반해 복지시설 어린이들에게 나눠주는 등 좋은 일에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갈라쇼를 끝으로 이번 시즌 그랑프리 대회를 마친 김연아는 휴식없이 스폰서인 현대자동차 후원식(15일)과 피겨 유망주에 대한 일일클리닉(16일)에 참석한다. 크리스마스인 25일엔 자선 아이스쇼 ‘에인절스 온 아이스’(angels on ice·목동)를 연다. 사흘 휴식 뒤 전지 훈련지인 캐나다 토론토로 돌아가, 내년 2월 열리는 4대륙 대회 준비에 돌입한다. 한편, 이번 대회 남자 싱글 부문에서는 세계 10위 제레미 애봇(미국·237.72점)이 쇼트프로그램 1위였던 코즈카 다카히코(일본·224.63점)를 밀어내고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시니어 페어 부문에선 중국의 팡칭-퉁지안 짝이 1위(191.49점), 장단-장하오 짝이 2위(188.22점)를 차지해 페어 세계 최강국의 자존심을 과시했다.
고양/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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