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 발루예프에 0-2 판정패
‘러시아의 거인’ 니콜라이 발루예프(35·2m13)가 26㎝나 높은 곳에서 주먹을 내리꽂았다. 150㎏거구의 무게가 고스란히 전해져왔다. 그래도, 4차례 통합챔피언을 차지했던 에반더 홀리필드(46·미국·1m87)는 자존심을 꺾지 않았다. “38년간 복싱을 해왔다. 싸우는 방법이 중요할 뿐 신체크기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링에 복귀한 그다. 한때 3500만달러에 이르던 대전료가 75만달러로 줄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그는 펀치를 뚫고 발루예프와 몸을 맞댔다. 치고, 빠지기를 거듭하며 12라운드를 견뎠다. 하지만, 결과는 0-2(112:116/114:115) 판정패. 두명의 심판이 발루예프의 손을 들어줬고, 한명은 무승부(114:114)라고 평가했다. 홀리필드는 경기 뒤 “이길 만큼 충분히 준비가 됐다고 생각했는데, 실망스럽다. 집에 돌아가 미래를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에반더 홀리필드가 21일(한국시각) 스위스 취리히 할레스타디온에서 열린 세계복싱협회(WBA) 헤비급 챔피언 타이틀전에서 현 챔피언 니콜라이 발루예프에게 판정패했다. “쓰러진 뒤 일어서면 다시 싸워서 이길 기회가 남아 있다”며 은퇴 1년2개월만에 치른 복귀전이었다. 노쇠한 전 챔피언을 손쉽게 이겨보려했던 발루예프마저 “믿기 힘든 빠르기와 템포였다. 정말 힘든 경기였다”고 평가할 만큼 나이를 무색케 하는 기량을 보였다.
46살3개월째를 맞은 홀리필드는 1994년 조지 포먼(당시 45살·미국)의 세계 최고령 헤비급 챔피언 기록을 새로 쓰는 데 실패했다. 이날 패배로 홀리필드는 통산 42승(27KO)2무10패 성적을 기록하게 됐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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