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전여부가 팀 경기력 좌우…부상이 최대 적
그가 들어오면 팀이 완전히 달라진다. 김상식(40) 대구 오리온스 감독이 “(김)승현이의 출전여부에 따라 경기력이 달라지는 게 우리 팀 고민”이라고 할 정도다. 각각 2년차, 1년차인 백업 요원 정재홍(평균 2.8점·1.5도움), 김영수(3.1점·1.5도움)가 그의 자리를 메우기엔 한참 역부족이다.
김승현(30)은 요즘 아프다. 잊을만하면 고질적인 허리 부상이 도진다. 김승현이 “조금만 무리해도 통증이 올 정도여서, 팀 훈련에 참가하지 못할 때도 있다”고 할 정도다.
최근엔 17일부터 이틀 간격으로 6경기가 이어지면서, 훈련과 이동 때문에 병원에도 가지 못하고 있다. 경기 뒤, 근력 보강 운동과 스트레칭으로 허리가 더 상하지 않게 하는 정도다.
하지만, 쉴 틈이 없다. 오리온스를 포함한 네 팀이 한 경기차 피말리는 중위권 싸움을 펼치고 있다. 23일 창원 엘지(LG)전에선 아픈 허리를 부여잡고 무려 35분을 뛰었다. 팀이 시즌 최다 타이인 3연패 늪에 빠졌던 상황. 경기 막판까지 팽팽한 한두점차 승부를 이어가던 이날 김승현은 17점·12도움을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팀이 18개 3점슛을 던져 2개밖에 성공하지 못하자, 직접 돌파를 시도해 골밑 슛으로만 14점을 뽑았다.
김승현은 이번 시즌 본업인 도움주기에서도 주희정(8.19개·안양 KT&G)에 이은 2위(7.00개)를 달리고 있다. 키 큰 선수들과 짝을 이루는 픽앤롤(스크린 섰던 선수와 짝을 이뤄 돌파 뒤 같은 선수에 패스를 시도하는 것) 플레이 때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최근 훈련에 직접 참가하는 대신 동료들의 패턴을 지켜보면서도, 새로 들어온 외국인선수 마이클 조이너와의 괜찮은 호흡을 과시한다. 그는 “비법은 따로 없다. 어렸을 때부터 많이 해 본 거라서 잘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김상식 감독은 부상만 피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그는 “승현이가 패스, 리딩, 속공 등에서 현역 국내 최고 가드인 만큼 기량에서는 걱정해본 적이 없다”며 “바라는 건, 부상을 조심해서 착실히 경기에 나서주는 것 뿐”이라고 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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