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진(오른쪽·부산 KTF)이 2일 프로농구 대구 오리온스와의 경기에서 몸을 날려 오용준과 공을 다투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새해 첫 경기 양희승 18점 활약…오리온스에 3연승
3쿼터 시작하자 마자 전정규(25·대구 오리온스)가 터졌다. 그의 3점포 셋을 잇달아 맞은 케이티에프(KTF)의 ‘마술 날개’가 크게 휘청거렸다. 이걸 양희승(35·부산 KTF)이 맞받았다. 한 템포 빠른 슛에 상대 수비들의 블록슛이 연방 헛손질을 거듭했다. 양희승은 “꼴찌팀이어서 한 경기가 더 소중하다. 모든 경기가 결승전”이라고 했다. 그는 오리온스 분위기가 오를 만하면 3점포로 기세를 꺾었고, 큰 키(1m95)를 이용해 자유투 합쳐 골밑에서만 12점을 올렸다. 두 경기 연속 두자릿수 득점. 그의 활약을 앞세운 케이티에프가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던 오리온스를 꺾었다.
케이티에프가 2일 안방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구 오리온스와의 경기에서 69-66으로 이겼다. 4점 앞선 채 전반을 마친 뒤 추일승 케이티에프 감독은 “지역방어를 쓰면서 외곽슛을 맞은 것만 보완하면 후반에 점수를 벌일 것”이라고 했다. 그의 기대대로, 잠시 흔들리던 지역방어가 4쿼터에 다시 ‘철벽’이 됐다. 케이티에프는 4쿼터 7분이 지나도록 단 두 점만 내주며 오리온스 공격을 완전히 차단했다. 경기 막판엔 오리온스의 결정적인 실책 세 개를 끌어내면서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양희승이 양팀 최다 득점(18점)으로 공격을 이끌었고, 신기성도 8도움(9점)으로 승리를 거들었다. 케이티에프(7승19패·10위)는 2연패를 끊고, 올해 첫경기에서 기분좋은 마수걸이 승리를 챙겼다. 추 감독은 경기 뒤 “새해를 맞아 부진을 말끔하게 씻고 연승을 해 보자고 다짐했는데, (올해) 첫경기를 이긴 만큼 상승세를 이어나가고 싶다”고 했다.
오리온스는 이번 시즌 케이티에프에 유독 맥을 추지 못하면서 상대 전적 3연패를 당했다. 김승현이 도움 열두 개(8점)를 배달했지만, 경기 막판 침묵에 빠진 팀 분위기까지 살리진 못했다. 오리온스는 시즌 팀 최다인 5연승을 노렸지만, 4쿼터 5점에 그치면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4쿼터 야투 성공률이 18%(11개 시도·2개 성공)에 불과했다. 선두권 진입을 노리던 오리온스(13승12패)는 창원 엘지(LG)와 공동 5위로 내려앉았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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