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선수 피스토리우스, 세계육상선수권 출전 의지
“인생의 3라운드가 시작됐다. 내 목표는 점점 더 높아질 것이다.”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2·남아프리카공화국)가 올림픽에 이어 다시 비장애인들이 겨루는 대회에 도전장을 내민다. 무대는 오는 8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피스토리우스가 이 대회 육상 남자 400m에 도전하기로 했다고 <아에프페>(AFP)통신은 16일 전했다.
개인 최고기록(46초25)을 0.3초 단축하면 대회 출전을 위한 기준기록(45초95)을 넘어설 수 있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엔 (비장애인 경기 출전문제로) 법정소송 등을 해야했지만, 지금은 충분한 시간을 훈련에 쏟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탄소섬유로 만들어진 알파벳 ‘J’자형 의족을 한 피스토리우스는 지난해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서 “비장애 선수와 경쟁할 수 있다”는 판결을 받았다. 베이징올림픽 육상 남자 400m에 도전했지만, 기준기록(45초55)에 0초70 모자라 출전이 좌절된 바 있다. 장애인올림픽에서는 100·200·400m를 싹쓸이했다.
같은 날, 단거리 육상 세계 1위인 ‘번개 스프린터’ 우샤인 볼트(23·자메이카)도 400m 부문 도전을 선언했다. <아에프페> 통신은 볼트의 개인코치 글렌 밀스의 말을 빌려 “그가 다음달 15일 자메이카 킹스턴에서 열리는 캠퍼타운 클래식에서 400m 선수로 출전할 것”이라고 전했다.
100m(9초69) 200m(19초30) 400m 계주(37초10) 세계기록을 가진 볼트가 400m 도전 시기를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8월 세계선수권 예선 쯤에선, 장애·비장애인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빠른 둘이 펼치는 ‘또 다른 의미’의 세기의 대결을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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