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5번째 더블-더블에 외국인선수 블록슛도 척척
‘도움수비’ 등 조직력에 눈 떠…팀도 4연승 ‘신바람’
‘도움수비’ 등 조직력에 눈 떠…팀도 4연승 ‘신바람’
‘하하하’ 하승진(2m21·KCC)이 웃고 있다.
시즌이 중반을 넘어서면서 주전자리를 꿰찼다. 지난달 24일 성인식을 치르듯, 프로 데뷔 뒤 첫 4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당시 18득점·14튄공잡기로 ‘더블-더블’(공격 2개 부문 두자릿수 성적)을 기록했다. 이때부터 팀이 4연승 신바람을 냈다. 그 사이, 하승진은 평균 33분을 뛰며 10.5점·8.5튄공을 기록했다.
11일 안방 전주에서 하승진은 대구 오리온스를 상대로 다시 11점·11튄공을 올리며 99-66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5번째 ‘더블-더블’. 올스타 휴식기 뒤 첫 경기였던 이날 하승진은 한껏 달라진 경기력을 과시했다. 가공할 높이로 2경기에서 각각 4개 이상의 블록슛도 해냈다. 국내 선수들 뿐 아니라 외국인선수들의 슛을 걷어내는 장면이 많아졌다. 국내 선수들은 그를 앞에 두고 아예 슛 시도를 꺼리고 있다. 기록에 나타나지 않은 수비 효과가 적지 않다는 뜻이다.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던 자유투도 한결 여유로운 궤적을 그렸다. 11일 경기에서는 50% 성공율(4개 시도)을 보였다. 2쿼터 땐 덩크슛을 꽂아넣고 온몸을 비틀며 포효하는 특유의 골 세리머니로 팬들을 즐겁게 했다. 그는 3쿼터까지 11점·10튄공으로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어 놓고, 4쿼터엔 아예 휴식을 취했다.
하승진은 경기 뒤 “케이씨씨라서 행복하다”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도움 수비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혼자 하려고 했다. 팀에서 지적받은 대로 (도움 수비를) 하니까 경기까지 잘 풀렸다”고 했다. 조직력의 중요성에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이다. 팀 트레이너를 통해 프로다운 몸 관리 법도 체계적으로 배우고 있다. 하승진의 상승세와 함께 한때 바닥까지 추락했던 팀은 서울 삼성과 공동 3위(21승17패)로 올라섰다.
13일 하승진은 삼성과 경기를 앞두고 있다. 이날 경기를 따내면 케이씨씨는 삼성을 떨쳐내고 2위 울산 모비스를 턱밑까지 추격할 수 있다. 케이씨씨는 이번 시즌 삼성과 4차례 맞붙어 3승1패를 거두고 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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