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지훈(모비스)이 12일 프로농구 엘지(LG) 경기에서 슛을 성공시키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모비스, LG제압…KTF는 KT&G에 져 30패째
성공률 90%, 골밑슛 10개를 던져 무려 9개 꽂아넣었다. 자유투 12개를 포함해 생애 최다인 30득점. ‘미스터 퍼펙트’라고 불릴 만했다.
‘소리 없이 강한 남자’ 함지훈(25·2m)을 앞세운 울산 모비스가 12일 안방인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창원 엘지(LG) 경기에서 80-69로 이겼다. 부상으로 빠진 오다티 블랭슨을 대신할 외국인 선수를 찾지 못한 울산 모비스엔 ‘함덩컨’ 함지훈이 있었다. 2쿼터 코트에 들어선 함지훈은 각도를 예측할 수 없는 특유의 훅슛으로 골밑을 완전히 장악했다. 승부처가 된 2·3쿼터에만 ‘100% 성공률’의 골밑슛 7개, 자유투 10개로 24점을 쓸어담았다. 골밑에서 힘이 부칠 것을 걱정하던 코칭스태프들은 그의 골밑 공격이 성공할 때마다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함지훈은 28분간 뛰며 이날 양팀 최다이자 프로 통산 개인 최다인 30점을 기록했다. 엘지 쪽에서 그를 막아야 했던 현주엽은 손을 놨다. 공격에서도 14분간 2득점으로 함지훈에 꽁꽁 묶인 채, 벤치에서 쑥스런 웃음을 지어야 했다.
좀처럼 말이 없던 함지훈이지만 이날만큼은 경기 뒤 수훈 선수 인터뷰에서도 “(올스타 휴식기 동안) 많이 쉬어서 체력 면에서 부담이 없었다”며 “블랭슨이 빠진 만큼 공격적으로 한 게 잘됐다. 외곽에서 도와준 덕분”이라며 기뻐했다. 모비스는 브라이언 던스톤이 상대 외국인 선수 둘을 상대하면서 23점·14튄공잡기로 두 몫을 해냈다. 새내기 천대현(1m93)도 프로 데뷔 뒤 최다인 15점을 올려 골밑에서 승리를 거들었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서 변형수비를 한 게 적중했다. 외곽에서 많이 움직인 덕분”이라고 했다. 모비스(24승14패)는 최근 2연패를 끊고, 선두 원주 동부(26승12패)를 2경기 차로 추격했다. 단독 3위를 노리던 엘지(21승18패)는 단숨에 두 계단이나 밀린 5위로 추락했다.
안양 케이티앤지(KT&G)는 부산 방문경기에서 81-74로 케이티에프(KTF)를 꺾었다. 주전 5명이 77점을 합작한 케이티앤지는 2연패에서 탈출했다. 플레이오프 진출 커트라인 6위를 달리는 케이티앤지(19승19패·6위)는 서울 에스케이(SK)와의 승차를 1경기로 벌리고 한숨을 돌렸다. 1점 앞선 채 4쿼터를 맞은 케이티에프는 6연패에 빠지며, 첫 30패(9승)째를 안았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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