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렌 울스텐크로프트(27)
PC 스키 세계선수권 첫날
울스텐크로프트, 입식회전 개인통산 5번째 우승
울스텐크로프트, 입식회전 개인통산 5번째 우승
장애등급 ‘LW(Locomotor Winter·겨울운동) 3-1’. 양 다리에 최소 무릎 관절 이상이 없는 중증 장애를 뜻한다. 로렌 울스텐크로프트(27·캐나다)는 두 다리와 두 팔, 그 중 셋이 없다. 양 다리와 왼쪽 팔이 태어날 때부터 자라지 않는 3지 무형성 장애다. 하지만, 그는 이걸 ‘운 좋은 일’이라고 했다. “태어날 때부터 장애와 함께 해 익숙한 쪽보다, 후천적 장애가 더 힘든 일이에요.” 그리고 4살 때 스키를 시작했다. “스키는 인생의 전부”라고 할 만큼 이후 23년간 스키와 함께 했다. 2002 솔트레이크시티 겨울장애인올림픽 때 금메달 둘, 2006 토리노 때 금 하나를 따냈다. 캐나다선수권 17차례, 지난해 유러피언컵과 올해 스페인 월드컵대회 우승을 차지한 여자 회전 입식(standing) 부문의 세계 1인자다.
20일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린 2009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 알파인스키 세계선수권대회(2월19~3월1일) 첫날. 울스텐크로프트는 파란, 빨간 기문(회전 경기에서 코스를 설정하기 위한 깃대)을 번갈아 어깨로 때리며 슬로프를 쏜살같이 내달렸다. 양 의족에 스키를 신고, 장애가 없는 오른 손에만 스키 폴을 든 채였다. 그는 1, 2차 합계 1분48초43으로 입식 회전 부문 개인 통산 5번째 세계선수권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경기 뒤 “비결은 따로 없다. 매일 3~4시간씩 스키를 타고, 사이클과 웨이트레이닝 등도 열심히 할 뿐”이라고 했다.
이날 경기를 시작으로 장애인 겨울스포츠 최대 축제인 알파인스키 세계선수권대회가 본격 막을 올렸다. 이번 대회는 각 종목 세계 5위 이내 선수들이 총출동해, 올림픽을 빼고 가장 권위있는 대회로 꼽힌다. 아시아에서 처음 치러지는 대회다. 내년 밴쿠버 겨울장애인올림픽의 프레올림픽 성격도 띠고 있다.
대회를 후원한 하이원리조트가 지난해 10월 기업으로는 국내 첫 장애인스키팀을 창단했고, 이번 대회 출전 한국 선수 3명이 모두 하이원팀 소속이다. 아직 세계 수준과 차이가 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유러피안컵 대회전 종목에서 5위에 오른 박종석(41·좌식 부문)에 기대를 걸고 있다.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한상민과 이환경도 최근 기량이 껑충 성장했다.
정선/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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