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주희정(32), 김태술(SK)
주희정·김태술 성적따라 소속팀 희비
포인트가드와 득점 사이에는 한때,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었다. 공을 배급하는 포인트가드가 가욋일에 주력하면, 득점이 주역할인 나머지 네 선수가 손을 놓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적당한’ 외곽슛은 외곽 수비를 끌어내 골밑 공간을 넓혀줄 수도 있다. 한순간에 분위기를 끌어오는 역할도 한다.
안양 케이티앤지(T&G) 주희정(32·왼쪽 사진)이 정답을 내놓는다. 그는 케이티앤지가 최근 7경기에서 6승1패를 거두는 사이 3점슛을 23개나 꽂아넣었다. 매 경기 3.3개꼴이다. 성공률이 웬만한 선수의 2점에 해당하는 47.9%에 이른다. 상대 수비로선 먼 거리까지 나와 수비를 할 수밖에 없다. 주희정은 수비가 외곽으로 따라나오면 어김없이 골밑으로 칼날같은 도움을 배달한다. 매 경기 8.6개, 이 부문에서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 공을 마퀸 챈들러, 토마스 패얼리, 양희종 등이 골밑에서 쏙쏙 받아 넣는다.
이상범 케이티앤지 감독대행이 “주희정이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말하는 이유다. 케이티앤지는 주희정의 활약을 앞세워 최근 7경기 6승1패를 달리고 있다. 시즌 막판 팀이 짜임새를 더하면서 4연승으로 6강행 티켓도 눈앞에 뒀다.
‘차세대 포인트가드’ 김태술(SK·도움주기 2위·6.68개·오른쪽)은 아쉽다. 그는 주포 방성윤이 부상으로 이탈한 지난달 28일부터 매 경기 두자릿수 득점을 올리고 있다. 이 사이 5경기에서 평균 15.2점으로, 시즌 평균보다 5점이나 높다. 하지만, 5경기에서 3점슛을 1개밖에 성공시키지 못했다. 성공률이 8%(12개 시도)에 불과하다. 상대팀 수비를 외곽으로 끌어내지 못하면서, 외국인선수를 빼곤 ‘골밑에서 최고’라는 김민수와 테런스 섀넌의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김태술이 기록으로는 화려하지만 경기 흐름을 끊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포인트가드가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사이, 6강 진입 불씨를 이어가던 에스케이는 최근 2연패를 당하며 벼랑끝에 몰렸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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