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하키 국가대표 선수 대부분은 성남시청과 김해시청 소속이다. 지난해 8월11일 베이징올림픽 뉴질랜드와의 경기에서 이남용(성남시청)이 선제골을 넣은 뒤 윤성훈(9번·성남시청)과 서종호(7번·김해시청) 등이 함께 기뻐하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
[맞수열전] 남자 하키 성남시청|김해시청
90년대 초 잇달아 창단…두 팀 선수들이 국가대표 양분
“서로 연구하고 실력 쌓았기 때문에 세계정상 가능했다” 지난달 31일 전국봄철남녀하키대회가 열린 평택하키경기장. 성남시청과 김해시청이 남자팀 풀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맞붙었다. 두 팀은 나란히 2승씩 거둬 사실상의 결승전이었다. 최근 5년 동안 무려 20번째 정상 격돌이다. 이날 경기에선 성남시청이 김해시청을 2-0으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최근 2년 동안 3승3패의 균형을 무너뜨린 승리였다. 그러나 올해 첫 대회에서 우승컵을 놓친 김해시청은 6월 전국종별하키선수권대회에서 설욕을 벼르고 있다. 두 팀은 15년 동안 한국 남자하키를 양분하고 있는 ‘영원한 맞수’다. 1992년 창단한 성남시청은 37차례 정상에 올랐고, 2년 뒤 팀을 만든 김해시청도 28차례나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신석교 성남시청 코치는 두 팀의 관계에 대해 “마치 한-일전이나 현대-삼성전을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두 팀은 언제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를 펼친다. 특히 2004년 대통령기대회 때는 전·후반 70분, 연장 15분 동안 혈투를 치르고도 승부를 가르지 못했다. 결국 승부타까지 가는 대접전 끝에 7-6으로 성남시청이 우승을 차지했다. 마치 2000년 시드니올림픽 한국과 네덜란드의 결승전을 보는 듯했다. 마광수 성남시청 감독은 “전력이 비슷하다보니 그날 그날 선수들의 컨디션과 경기 외적인 부분이 승패를 많이 가른다”고 말했다. 김윤동 김해시청 코치도 “서로를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준비를 많이 하고 경기에 임한다”며 “이따금 상대의 허를 찌르는 비장의 무기도 선보인다”고 말했다.
두 팀의 스카우트 싸움도 치열하다. 성남시청은 수도권 팀이라는 장점이 있고, 김해시청은 전임 시장이 경남도하키협회장을 겸임하며 우수한 선수를 많이 확보했다. 국가대표 선수도 18명 가운데 대개 7~8명씩 양분하고 있다. 현재 국가대표에는 성남시청이 이명호, 진경민, 정환욱 등 무려 11명이, 김해시청은 박형봉, 차종복 등 3명이 들어가 있다. 다음달 열리는 아시아선수권대회가 얼마 남지 않아 손발이 잘 맞는 단일팀(성남시청) 위주로 국가대표를 구성했기 때문이다.
두 팀은 한국 남자하키의 단비같은 존재다. 한국 남자하키 선수들은 1986년 서울과 90년 베이징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잇따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상무 이외엔 갈 곳이 없어 군 면제 혜택을 받고도 스스로 군에 입대했다. 이런 상황에서 90년대 초 두 팀이 국내 실업팀 1·2호로 잇따라 창단했다. 현재 남자실업팀은 상무와 상주시청까지 4개가 있다. 양성진 대한하키협회 사무국장은 “두 팀의 라이벌 구도는 한국 남자하키가 세계 상위권을 유지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며 “두 팀이 끊임없이 서로를 연구하고 실력을 쌓았기 때문에 시드니올림픽 은메달과 아시아 1위가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서로 연구하고 실력 쌓았기 때문에 세계정상 가능했다” 지난달 31일 전국봄철남녀하키대회가 열린 평택하키경기장. 성남시청과 김해시청이 남자팀 풀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맞붙었다. 두 팀은 나란히 2승씩 거둬 사실상의 결승전이었다. 최근 5년 동안 무려 20번째 정상 격돌이다. 이날 경기에선 성남시청이 김해시청을 2-0으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최근 2년 동안 3승3패의 균형을 무너뜨린 승리였다. 그러나 올해 첫 대회에서 우승컵을 놓친 김해시청은 6월 전국종별하키선수권대회에서 설욕을 벼르고 있다. 두 팀은 15년 동안 한국 남자하키를 양분하고 있는 ‘영원한 맞수’다. 1992년 창단한 성남시청은 37차례 정상에 올랐고, 2년 뒤 팀을 만든 김해시청도 28차례나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신석교 성남시청 코치는 두 팀의 관계에 대해 “마치 한-일전이나 현대-삼성전을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두 팀은 언제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를 펼친다. 특히 2004년 대통령기대회 때는 전·후반 70분, 연장 15분 동안 혈투를 치르고도 승부를 가르지 못했다. 결국 승부타까지 가는 대접전 끝에 7-6으로 성남시청이 우승을 차지했다. 마치 2000년 시드니올림픽 한국과 네덜란드의 결승전을 보는 듯했다. 마광수 성남시청 감독은 “전력이 비슷하다보니 그날 그날 선수들의 컨디션과 경기 외적인 부분이 승패를 많이 가른다”고 말했다. 김윤동 김해시청 코치도 “서로를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준비를 많이 하고 경기에 임한다”며 “이따금 상대의 허를 찌르는 비장의 무기도 선보인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열린 봄철하키대회 성남시청과 김해시청의 경기에서 김해시청 홍성권 선수의 공격을 성남시청 김병훈 선수가 막고 있다. 김해시청 제공
두 팀은 한국 남자하키의 단비같은 존재다. 한국 남자하키 선수들은 1986년 서울과 90년 베이징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잇따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상무 이외엔 갈 곳이 없어 군 면제 혜택을 받고도 스스로 군에 입대했다. 이런 상황에서 90년대 초 두 팀이 국내 실업팀 1·2호로 잇따라 창단했다. 현재 남자실업팀은 상무와 상주시청까지 4개가 있다. 양성진 대한하키협회 사무국장은 “두 팀의 라이벌 구도는 한국 남자하키가 세계 상위권을 유지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며 “두 팀이 끊임없이 서로를 연구하고 실력을 쌓았기 때문에 시드니올림픽 은메달과 아시아 1위가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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