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위해 4년 동안 수면시간 조절…후회는 없어”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다면서도 그의 눈에선 하염없이 눈물이 솟구쳤다. “누구와 있어도 눈물이 난다. 안 되는 것을 도전한다는 게 너무 슬펐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는 가장 많은 5차례 올림픽에 출전한 이규혁(32·서울시청·사진)이 20일(한국시각) 캐나다 밴쿠버 하이엇호텔의 코리아하우스에서 소회를 밝혔다. 이규혁은 “많은 분들의 격려에 보답하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기자회견에 나오는 것도 쉽지 않았다”는 그는 마지막 올림픽으로 여겼기에 4년 동안 어느 때보다 많은 준비를 해온 자신의 노력에 대해 말을 이었다. 밤에 잠이 없는 대신 아침에 잠이 많은 습관을 고친 것도 이번 올림픽을 위해서였다. 그래서 4년을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났다. 성공적으로 적응도 했다. 그러나 뭔가 떨쳐버릴 수 없는 불길함은 경기 전날 밤부터 찾아왔다. “시합 전날 잠을 제대로 못 잤다. 500m 경기를 하기 전 선수로서 느낌이 있다. 내가 우승하지 못한다는 것을 어느 정도 예상했다. 안 되는 것을 도전한다는 게 너무 슬펐다.” 그는 이렇게 말하곤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이규혁은 이어 “좋은 성적을 낸 후배들이 나한테 고마워했지만, 내가 가르쳤다기보다 (내가) 배운 것도 많았다. 이젠 후배들에게 충고하는 것도 나한테는 욕심인 것 같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국민들이 사랑해주셔서 후배들이 좋은 성적을 냈다. 후배들이 열심히 할 테니 지켜봐달라”며 자리를 떴다. 밴쿠버/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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