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테 크룸 기미코(40·일본·세계랭킹 72위)
마흔살 다테, 프랑스오픈서 사피나 꺾어
불혹에 돌아온 테니스 스타가 지난해 준우승한 ‘젊은 피’를 꺾으며 파란을 일으켰다. 마흔의 노장 다테 크룸 기미코(40·일본·세계랭킹 72위)는 프랑스오픈 3일째인 25일(한국시각) 여자 단식 1회전에서 디나라 사피나(24·러시아·9위)를 2-1(3:6/6:4/7:5)로 누르며 이 대회 두번째 고령 승리 기록을 세웠다. 버지니아 웨이드가 세운 최고령 기록에 딱 석 달 뒤졌다. 1996년 은퇴한 뒤로 14년이 흘렀지만 탁구를 보는 듯한 포핸드는 나이를 잊게 했다. 1989년 프로에 데뷔한 다테는 25살이던 1995년 프랑스오픈 준결승에 오르며 세계랭킹 4위를 기록해 일본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여자프로테니스(WTA) 10위 안에 든 선수다. “은퇴하겠다고 했을 때 린지 대븐포트가 저보고 미쳤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당시는 일본을 떠나 유럽을 전전하는 투어 생활이 싫었다고 한다. 그런 그녀가 만난 남편은 독일인이다. 은퇴 뒤 일본 텔레비전 방송사에서 일하며 파리의 르망 레이스에 초대받았다가 닛산 차를 몰던 카레이서 미하엘 크룸을 만났다. ‘12년 만의 복귀’는 남편의 적극적인 격려로 이뤄졌다. 2008년 복귀를 선언한 뒤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한솔코리아오픈에선 다니엘라 한투호바(슬로바키아·29위), 마리야 키릴렌코(러시아·30위) 등을 격파하며 우승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이번은 복귀 뒤 거둔 첫 메이저 대회 승리다. 다테는 “정말 행복하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돌아온 강자’ 쥐스틴 에냉(28·벨기에)도 1회전 승리를 알렸다. 프랑스오픈에서 4차례(2003·2005·2006·2007년)나 우승을 차지했던 그는 2008년 은퇴했다가 올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 준우승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귀환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