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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부활물살, 3박자가 맞았다

등록 2010-11-15 16:57수정 2010-11-15 21:33

박태환이 14일 아오티체육센터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200m 경기에서 힘차게 물살을 가르고 있다. 광저우/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박태환이 14일 아오티체육센터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200m 경기에서 힘차게 물살을 가르고 있다. 광저우/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전신수영복 퇴출 반사이익
예선3위 ‘치밀한’ 레인배정
‘명예회복’ 가족응원 큰힘
16일 주종목 400m 도전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다. 14일 광저우아시아경기대회 수영 남자 자유형 200m에서 처음으로 터치패드를 눌러 아시아신기록(1분44초80)으로 금메달을 따내던 순간, 기쁨에 찬 박태환(21·단국대)은 불끈 쥔 오른손 주먹을 하늘로 들어올렸다. 2009년 로마세계선수권에서 충격적인 예선 탈락 뒤 “박태환은 끝났다”던 사람들에게 보란 듯한 포효였다. 스스로 “피땀 어린 훈련이었다”고 표현했을 정도의 강훈련을 거친 결과다. 끈기는 자신감으로, 수영에 대한 즐거움으로 돌아왔다.

진인사대천명이란 말이 어울리는 박태환에게 힘을 보탠 또다른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첨단 신소재 전신수영복’ 퇴출이다. 전신을 고탄력 첨단 신소재로 감싸 물의 저항을 줄이고 부력을 좋게 해주는 이 수영복은 2008년부터 국제적인 붐을 일으켰다. 박태환이 부진했던 지난해 로마에서는 첨단 수영복의 힘을 빌린 선수들의 기록 경신이 이어지는 등, 2년 사이 유례없이 신기록 130여개가 쏟아졌다. 심각성을 느낀 국제수영연맹(FINA)은 올 1월 전면금지 조처를 내렸다. 금지 이후 첫 대규모 국제대회였던 팬퍼시픽에서 대부분의 선수들은 기록이 떨어졌다. 그러나 줄곧 반신 수영복을 고집해 온 박태환은 우수한 성적을 거뒀고, 이번 광저우대회에서는 자신의 기존 아시아기록을 0.05초 앞당겼다.

광저우에서 예선 3위를 노린 치밀한 작전도 먹혔다. 박태환이 예선 1위를 했다면 ‘맞수’ 장린과, 최근 장린보다 컨디션이 좋은 신예 쑨양(이상 중국) 사이에 레인이 배정되는 상황에서 박태환은 일부러 속도를 늦춰 3위로 들어왔다. “두 선수 사이에 끼어 신경쓰지 않기 위해서였다”고 밝힌 박태환은 예선에서 힘을 비축한 덕분에 결선에서 줄곧 1위를 유지하며, 경계를 늦춘 두 선수를 앞질렀다.

아버지를 비롯한 주위의 응원도 부활의 배경이다. 로마세계선수권대회 부진 뒤 수영을 그만둘 결심까지 했던 박태환은 “그만두더라도 명예회복을 하자”고 다독인 아버지 덕분에 마음을 가다듬은 것으로 알려졌다. 본인에게 쏟아지는 저평가로 가족들까지 주눅 들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은 고된 훈련을 이어가는 데 또다른 동기부여가 됐다. 박태환을 후원하는 에스케이텔레콤에서도 ‘박태환 강화 훈련단’을 꾸려 대표팀과 연습일정을 조율하고 전담코치를 섭외하는 등 전적인 지원에 나섰다.

박태환은 15일 4명이 자유형으로 200m씩 헤엄치는 남자 계영 800m 결승에서 마지막 자유형 영자로 출전해 동메달(7분24초14)을 추가한 데 이어, 16일 자유형 400m에서 다시 금메달 획득을 노린다. 자유형 400m는 박태환이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때 아시아기록(3분42초44)을 수립한 종목이다. 당시 은메달에 그쳤던 맞수 장린은 박태환의 사진을 방에 걸어놓고 와신상담한 끝에 1년 만에 아시아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 박태환은 이번에 개인 최고기록은 물론 장린에게 빼앗긴 아시아기록까지 되찾겠다는 각오다.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 4관왕인 박태환이 금을 추가하면 국내 수영 부문 최고기록인 ‘아시아의 인어’ 최윤희의 5관왕 기록과 타이가 된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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