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 자존심 대결
올 시즌 프로배구에서 공격의 ‘핵’이 될 ‘특급 외국인 선수’들의 대결이 뜨거울 전망이다. 지난 시즌 뛴 외국인 선수 가운데 잔류가 단지 3명뿐일 만큼 대폭 물갈이된 상황에서 새로운 판도가 그려질지도 관심사다.
국내 프로배구 최초로 한 시즌 1000득점을 돌파하고 역대 최고 공격성공률(55.55%)을 기록한 가빈 슈미트(24·삼성화재)에 맞서, 2006-2007년 이후 4년 만의 우승을 노리는 현대캐피탈은 푸에르토리코 출신 전천후 공격수 헥터 소토(32)로 승부수를 던졌다. 소토는 배구 최고 리그인 이탈리아에서 활약했고, 푸에르토리코 국가대표로 2006년 세계선수권대회와 2007년 월드컵대회에서 득점상을 받은 스타다. 그는 29일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가빈이 한국 최고라고 들었지만 대결해 볼 만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두 선수가 이번 시즌 나란히 레프트를 맡아 맞붙는 것도 화제다. 가빈은 왼손 거포 박철우가 팀에 합류하면서 레프트를 주로 맡게 됐다. 호흡을 맞춰온 세터 최태웅(34)이 현대캐피탈로 이적한데다, 석진욱(34)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수비 책임이 무거워진 것은 부담이다. 소토 역시 레프트를 맡아 라이트 주상용과 공격을 펼친다. 애초 문성민(24)이 레프트를 맡을 예정이었지만 1라운드 출장정지 징계를 받으며 소토가 당분간 레프트를 맡게 됐다.
대한항공은 2m3의 라이트 공격수 에반 페이텍(26·미국)을, 엘아이지(LIG)손해보험은 밀란 페피치(26·보스니아)를, 우리캐피탈과 켑코(KEPCO)45는 각각 숀 파이가(22·이스라엘)와 보리스 밀로스(24·몬테네그로)를 영입해 변화를 꿈꾼다.
여자부에서는 지난 시즌 한국인삼공사(당시 KT&G)를 우승으로 이끈 ‘아줌마 공격수’ 마델라이네 몬타뇨(27)와, 현대건설의 케니 모레노(31) 두 콜롬비아 출신 선수가 재격돌한다. 두 선수에게 밀렸던 나머지 세 팀은 각각 장신 공격수를 영입하며 보강에 나섰다. 베테랑 세터 김사니를 영입한 흥국생명은 1m93의 미야 젤코브(28·크로아티아)로 공격력을 강화했고, 지에스(GS)칼텍스는 1m91의 제시카 산토스 실바(23·브라질)를, 도로공사는 1m96의 장신 라이트 사라 파반(24·캐나다)을 영입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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