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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키가 10㎝ 더 컸다면 ‘고탄력 백어택’ 못봤을 것

등록 2011-01-07 08:46수정 2011-01-07 08:49

황민경
황민경
[36.5도 데이트]
여자배구 ‘12월 MVP’ 황민경

그의 키가 10㎝만 더 컸다면 여자 프로배구의 역사는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174㎝의 ‘작은’ 체구에서 60㎝가 넘는 점프로 장신 선수들도 막지 못하는 후위공격을 때려내는 ‘작은 거인’ 황민경(21·한국도로공사)은 보지 못했을 것이다.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는 얘기 듣고 처음엔 거짓말인 줄 알았어요. 서브도 서브지만, 키도 작은 게 후위공격 하니까 이쁘게 봐주신 것 같습니다.”


174㎝ 키에 60㎝ 점프 “한때 성장주사 생각…”
서브·후위공격 등 발군…어창선 ‘벌떼배구’ 활짝

3일 한국배구연맹(KOVO)이 주는 12월 프로배구 여자부 최우수선수상을 받은 그는 이번 시즌 초반 가장 주목받은 선수였다. 리그 3년차의 신예 레프트인 그가, 소속팀 도로공사가 1라운드 4승1패로 1위를 달리며 ‘꼴찌 돌풍’을 일으킨 원동력이었기 때문이다. 도로공사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통틀어 고작 4승에 그쳤던 팀이다.

황민경은 강력한 서브와 후위공격으로 팀을 이끌었다. 1라운드 결과 서브 1위(세트당 0.53개)를 차지했으며, 후위공격은 국내 선수들 가운데 1위(성공률 30.77%)였다. 그보다 앞선 선수들은 사라 파반, 미아, 케니, 몬타뇨 등 모두 큰 키를 앞세운 외국인 선수였다. 상대적으로 작은 키의 그가 뒤에서 솟구쳐 강스파이크를 날리는 모습은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점프력과 스피드, 힘이 동시에 필요한 후위공격은 한때 가산점제도가 있었을 정도로 한국 여자 배구에서 보기 드문 편이다.

“키가 작다 보니 점프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요. 연습 때는 70㎝까지 뛰어올라요.” 높이가 안 된다면 점프와 빠르기로 승부하겠다고 마음먹고 체력훈련에 집중했다. “중학교 때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아볼까도 생각했는데, 부작용으로 얼굴이 길어진다고 해서….(웃음) 노력파는 아닌 것 같은데, 될 때까지 하는 승부근성이 있어요.” 그는 “경기를 잘 풀어내지 못한 날은 자려고 해도 자꾸 머릿속에서 경기가 재생된다”며 웃었다.

황민경 프로필
황민경 프로필

지난해 어창선 도로공사 감독이 부임해 빠른 템포의 ‘벌떼 배구’를 선보이면서 황민경은 비로소 제 물을 만났다. “프로에 와서 라이트에서 레프트로 포지션을 이동해 어색했던 게 3년째가 되니 좀 적응됐고, 감독님도 포지션에 상관없이 부담 갖지 말고 공격하라고 주문하셔서 자신감이 늘었어요.” ‘배구판의 자블라니’로 불리는 새 공인구 ‘그랜드 챔피언’이 도입되면서 배구에서 서브 공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것도 올 시즌 활약에 도움이 됐다.

“주전으로 뛴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부모님께도 팀이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중학교 3학년 때 본격적으로 배구를 시작했을 때 반대했던 부모님들은 현재 가장 열성 팬이다. “아버지께서 몇 달 전 간경화 등이 겹쳐 간이식 수술을 받으셨어요. 제겐 시즌 끝나고야 말해주셔서 병원에 갔더니, 같은 병실에 계시는 분들께 제 배구 경기를 다 보라고 강요하셨대요.” 그에겐 올해 부모님이 건강한 모습으로 경기장에서 자신의 챔피언결정전을 관전하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반드시 정규리그 우승까지 가서, 프로배구 팬들께 즐거운 돌풍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대전/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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