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수권 4번째 종합우승
“나이가 많이 들었다는 이야기도 듣고, 실력이 떨어졌다는 말도 들었는데, 이번 우승으로 많은 분들을 설득할 수 있게 돼서 기쁘다.” 2010 밴쿠버 겨울올림픽 좌절을 딛고 일어난 빙상대표팀 ‘맏형’ 이규혁(33·서울시청)이 또 해냈다.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의 최강자를 가리는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에서 네번째 종합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이규혁은 24일 오전(한국시각) 네덜란드 헤이렌베인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스프린트 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대회 이틀째 남자 500m 2차 시기에서 34초77로 1위, 1000m 2차 시기에서 1분9초48로 6위를 기록하며 전날 기록(500m 34초92, 1000m 1분9초65)과 합산해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는 이틀 동안 500m와 1000m 두 종목을 두번씩 뛰어 기을 점수로 환산해 순위를 가린다. 빠른 스피드가 필요한 500m는 물론 지구력이 함께 요구되는 1000m까지 명실상부한 단거리 최강자를 가리는 대회다. 2007년과 2008년 연속 이 대회 우승을 차지했던 이규혁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다시 우승을 거머쥐며 네번째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2월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아쉽게 메달을 놓치는 등 16년 동안 번번이 올림픽 불운에 울었던 이규혁이지만, 올림픽보다 어렵다는 스프린트선수권대회에서 4차례 우승하는 노장 투혼이 빛났다. 강력한 맞수로 꼽혔던 후배이자 밴쿠버 겨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모태범을 이틀 연속 500m에서 제치며 1위로 호조를 보였던 이규혁은 다가올 아스타나-알마티 겨울아시아경기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예고했다. 이규혁은 겨울아시아경기대회에서 1500m 대표로 출전한다. 대표팀 선발전 500m에서는 탈락했지만 1500m 부문에서는 선발전 2위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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