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협상 기업에…연고지는 창원
프로야구 ‘제9구단’이 탄생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가 8일 9구단 심의규정을 발표하면서, 창원을 연고로 하는 구단이 사실상 확정됐다.
한국야구위원회는 이날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 회의실에서 8개 구단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이사회를 열어 9구단 심의기준을 확정하고, 창단 기업 및 연고지 선정을 유영구 한국야구위원회 총재에게 일임했다. 9구단 창단신청서를 낸 엔씨소프트는 선정기준을 모두 충족해 우선협상 기업이 됐다.
이사회는 신생 구단 창단 조건으로 구단 운영 기업의 당기순이익이 1000억원 이상이거나 자기자본순이익률이 10% 이상일 것을 내세웠다. 재무 건전성 확보 차원에서 유동비율 150% 이상, 부채비율 200% 이하의 기업이어야 한다. 온라인게임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체인 엔씨소프트는 1997년 설립된 뒤 ‘리니지’ 등을 히트시키며 2009년의 경우 매출 6347억원에 영업이익 2338억원을 올린 중견업체로, 해당 조건을 모두 충족한다. 또 연고지 조건으로는 해당 도시의 인구가 100만명 이상이어야 한다고 정해, 인구 110만의 창원시가 사실상 9구단 연고지로 확정됐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신생 구단 창단을 반대해 온 롯데 쪽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표결까지 가는 사태 없이 순조롭게 창단이 결정됐다.
신생 구단의 모기업은 가입금 및 야구발전기금으로 한국야구위원회에 50억원 이상을 내야 한다. 또한 이번부터 새로 현금 100억원을 예치하도록 하는 규정이 생겼다. 5년 동안 신생 구단을 유지할 경우 세금을 제외하고 원금과 이자 전액은 한국야구위원회가 해당 구단에 반환해주지만, 5년 안에 경영권을 포기하거나 운영이 어려워질 경우에는 이 돈을 한국야구위원회가 구단 정상화에 쓴다. 이재성 엔씨소프트 홍보 담당 상무는 “전체적으로 합리적인 조건으로, 엔씨소프트가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다”며 “야구 전문인력 영입을 위해 전문기관 컨설팅을 의뢰해 코칭 프론트를 꾸리는 등 본격적인 구단 설립 준비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구단주는 김택진 대표이사가 맡는다. 엔씨소프트는 2013년이나 2014년 1군 가입을 목표로 선수단을 꾸려 이르면 올 시즌 2군 리그에 참가할 전망이다.
아직 선수수급 문제 등이 해결 과제로 남아 있지만, 이상일 한국야구위원회 사무총장은 “올해 정규리그가 개막하는 4월2일 이전에 9구단 창단 절차를 마무리짓겠다”고 말해 창단 작업이 급물살을 탈 것임을 예고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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