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2로 삼성화재 꺾어
한 세트에 현대캐피탈의 리베로만 3명이 투입됐다. 순수 경기시간만 최장시간(2시간18분). 프로배구 올 시즌 최다관중(4632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문성민은 올 시즌 국내 선수 최초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며 현대캐피탈의 승리를 견인했다. 프로배구 ‘영원한 맞수’ 삼성화재-현대캐피탈전은 진기록의 연속이었다.
현대캐피탈은 13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0~2011 V리그 4라운드에서 삼성화재를 세트전적 3-2로 꺾었다.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3패 끝에 4라운드에서 처음으로 삼성화재를 이기며 ‘삼성화재 징크스’에서 벗어났다. 반면 삼성화재는 시즌 12패째를 거두며 4위 우리캐피탈(8승11패)을 제치고 4위에 올라서려던 꿈을 접었다.
올 시즌 ‘종이호랑이’로 전락한 삼성화재지만, 유난히 현대캐피탈에겐 강했던 만큼 경기는 내내 치열했다. 현대캐피탈이 세트 전적 2-1로 앞섰던 4세트에는 현대캐피탈의 리베로가 세 명이나 투입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4세트 초반 오정록이 부상으로 실려나간 데 이어, 현대캐피탈이 15-17로 뒤지는 상황에서 대체 리베로 김대경마저 실려나가 신동광이 지정 리베로로 투입된 것이다. 여기서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이 항의를 제기해 경기는 5분 동안 지연됐다.
대체 리베로로 엔트리에 등록된 김대경의 주포지션은 원래 레프트다. 김호철 감독은 “다른 팀이 그러듯 원래 레프트지만 리베로로 등록했다”고 설명했다. 규정상 리베로는 경기 전 등록한 2명만 쓸 수 있지만, 이 2명 모두 부상일 경우엔 엔트리 등록 선수 중 한 명을 리베로로 쓸 수 있다는 예외규정이 있다. 원래 포지션이 리베로인 신동광을 투입하기 위해 일부러 쓰러졌다는 의혹을 제기한 신치용 감독은 “앞으로 선례가 될 것”이라며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승부는 5세트에서 갈렸다. 현대캐피탈은 상대편 가빈과 고희진, 박철우의 연속 범실을 틈타 10-8로 앞선 뒤 리드를 놓치지 않았고, 결국 14-12에서 윤봉우의 속공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대전/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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