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영원한 맞수’
플레이오프 전초전
플레이오프 전초전
프로배구에서 3·1절은 ‘빅매치’의 다른 이름이다.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리는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 두 ‘영원한 맞수’ 경기는 해마다 만원관중을 이룬다. 한국배구연맹은 3·1절의 상징성을 고려해 2007~2008 시즌부터 이날마다 두팀 라이벌전을 현대캐피탈 안방에서 치르도록 배려해왔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에 3·1절은 쓰라린 기억만 남겼다. 지금까지 3차례 경기를 치렀지만,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첫해인 2008년 승부를 갈랐던 4세트에서는 무려 32-34까지 가는 격전 끝에 무릎을 꿇었다. 2009년에는 풀세트 접전을 벌였지만 5세트에서 졌다. 2010년에는 0-3으로 완패했다.
“만날 졌는데, 이번 3·1절에는 꼭 이겨야지.”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우리캐피탈과의 4라운드 경기가 있던 23일부터 3·1절을 걱정했다. 주포인 문성민의 체력이 고갈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이 사실상 확정된 뒤 쉬게 하려 했지만, 3월1일 빅매치 때문에 미뤘다. 김 감독은 “문성민과 헥터는 (포스트시즌까지) 남은 기간 동안 체력 고갈을 막으려고 팀훈련에서도 근력강화 운동만 하게 한다”면서도 27일 우리캐피탈과의 5라운드 경기 말미에 문성민을 잠깐 내보내며 실전감각을 다듬었다.
삼성화재로서도 질 수 없는 경기다. 이번 시즌 초반 부진 끝에 4라운드부터 뒷심을 발휘하며 3위까지 치고 올라왔지만, 아직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이 뿐만 아니라 이런 상승세를 이어가면 플레이오프에서 2위인 현대캐피탈과 맞붙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사실상의 ‘플레이오프 전초전’에서 기세를 꺾는 팀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선두 대한항공과 챔피언 결정전에서 붙을 팀을 가늠할 이번 경기는 그 어느 해보다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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