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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형님뻘’…차한잔 하며 ‘플레이볼’

등록 2011-03-15 20:28수정 2011-03-15 21:21

크리켓 뭐가 다르지?
크리켓 뭐가 다르지?
영 연방 국가들서 인기
야구와 다르면서 닮아

국내에도 14개팀 생겨
“남녀노소 즐길수 있어”
[섈 위 스포츠?] 크리켓

지난해 월드컵을 치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사실 축구보다 이 스포츠가 더 인기있었다. 영국은 광저우아시아경기대회 가운데 이 종목 결승전만 중계방송했다. 스포츠채널인 <이에스피엔>(ESPN)은 ‘스포츠팬이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스포츠 이벤트’ 중 하나로 인도-파키스탄의 이 경기 맞대결을 꼽았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2014년 열릴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서 이 종목을 빼느니 야구를 빼자고 나왔다. 바로 크리켓이다.

간혹 텔레비전 중계를 통해 흰 셔츠에 플란넬 바지를 말쑥하게 차려입은 사람들이 판판한 나무 막대기로 공을 치는 경기를 봤을 법하다. 영국에서 탄생한 크리켓은 호주, 네덜란드, 인도 등 옛 영연방 국가로 널리 퍼지면서 축구 다음가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크리켓 월드컵은 축구 월드컵, 럭비 월드컵과 함께 3대 월드컵으로 꼽히며 22억여명이 시청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낯설다. ‘야구와 비슷한 경기’로 알려진 정도다. 아시아경기대회 42개 정식종목 중 심지어 카바디(인도에서 유래한 변형 격투종목)에도 선수를 내보낸 한국이 크리켓엔 유일하게 불참했다.

올해 1월 최초로 꾸려진 국가대표팀이 13일 경기도 수원시 성균관대 운동장에서 첫 평가전을 치르는 현장을 찾았다. 대표팀은 대학생들과 파키스탄 출신으로 귀화한 이들이 주축이다. 다음달 4일 열리는 크리켓 동아시아태평양지역대회를 앞두고 치르는 이번 연습경기의 상대팀은 한국과 파키스탄 국적 사회인들이 모인 케이피 팬서스(K-P Panthers). 태어나면 크리켓 방망이를 짚고 일어서는 법을 배운다고 할 정도로 크리켓을 즐기는 파키스탄 사람들이라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크리켓 한국대표팀(붉은 상의) 선수들이 13일 경기도 수원시 성균관대학교 운동장에서 케이피 팬서스 팀과 연습경기를 하고 있다.  수원/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크리켓 한국대표팀(붉은 상의) 선수들이 13일 경기도 수원시 성균관대학교 운동장에서 케이피 팬서스 팀과 연습경기를 하고 있다. 수원/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 하키처럼 치고, 야구처럼 달린다 공을 치고 달리는 것은 야구와 비슷하다지만, 경기장 모양부터 딴판이었다. 4개의 누가 있는 야구와 달리 크리켓은 누 구실을 하는 위킷이 두 개다. 방망이를 든 타자(batsmen)도 각 위킷 앞에 두 명이 선다. 크리켓 필드 중앙에 꼭 축구 골대처럼 마주 보게끔 약 20m 간격으로 설치된 위킷 중 먼저 한쪽을 향해서, 투수 역할을 하는 볼러(bowler)가 공을 던진다. 공이 위킷에 명중하면 타자는 아웃이고, 타자의 몸을 치고 굴러가도 위킷에 맞으면 아웃이니 일단 걷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타자가 공을 치는 자세는 야구보다는 하키나 골프와 흡사하다.

쳐낸 공을 수비수가 잡아서 포수 격인 위킷 키퍼(wicket keeper)에게 돌려보내기 전에, 양쪽 타자들은 맞은편 위킷을 향해 달린다. 두 타자가 자리를 바꿔야만 1점이다. 공이 멀리 가서 안 돌아오면, 몇번이고 왕복하며 점수를 올릴 수 있다. 타자가 친 공이 한번에 경기장 밖까지 날아가면 6점을 주고, 굴러서 밖으로 나가면 4점이다.

공을 맞히는 게 생각처럼 쉽진 않다. 선수이자 대표팀 코치를 겸하고 있는 이화연 한국크리켓협회 부회장은 “투수는 공이 땅에 한번 튀고 올라오도록 던지는데, 시속 120여㎞에 이르는 공이 어떻게 튈지 알 수가 없다”며 “타자는 헬멧을 쓰고 하반신에 보호장구를 두른다”고 설명했다.


■ 며칠에 걸쳐 열리기도 한쪽 타자가 아웃되면 이번엔 맞은편 타자가 공을 친다. 이런 식으로 공격 쪽 10명의 선수들이 아웃돼야만 해당 팀의 공격이 끝난다. 한 팀 선수는 11명이다. 9회까지 공수교대하는 야구와 달리 1회로 끝나지만, 야구처럼 삼진 아웃이 없으니 경기가 한없이 늘어지기도 한다. 아웃만 당하지 않으면 처음 나온 선수 혼자 100점 넘게 점수를 올릴 수도 있다. 선수들이 차를 마시며 경기를 진행하는 느긋한 모습도 크리켓만의 특징. 국가대표간 경기인 ‘테스트매치’는 닷새에 걸쳐 열린다. 최근에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국제경기에서는 20오버(1오버는 6개의 공)가 끝나면 공수를 교체하는 20:20 매치가 주로 열린다. 평가전은 후반전 공격 차례였던 한국 선수들이 16오버에서 모두 아웃되면서 119-141로 한국 대표팀의 패배로 끝났다.

■ 배우려면 어디로? 한국크리켓협회에서 매년 4월부터 11월까지 리그전을 치른다. 사회인 동호회 성격의 아마추어 리그로, 호주, 파키스탄, 뉴질랜드 출신으로 꾸려진 모두 14개 팀이 있다. 한국팀인 ‘SKKU 드래건스’는 수시로 선수를 모집한다. 크리켓 방망이나 글러브 등 장비는 팀에서 제공한다. 이화연 부회장은 “축구처럼 체력을 많이 소모하는 경기가 아니어서 남녀노소 모두 할 수 있다”며 “골프, 하키, 소프트볼 경험자는 특히 우대하니 많이 와달라”며 웃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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