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스포츠 스포츠일반

‘가빈화재’ 몰빵배구 또 시끌

등록 2011-03-25 18:32

PO2차전 공격 70% 차지…가빈 “난 로봇 아닌데”
선수혹사 비판에 세터 유광우 “경기 이겨야” 반박
“나 선수 생명 끝났다.”

의자에 주저앉은 가빈(사진)이 디그를 하다 바닥에 부딪친 어깨를 주무르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문을 텄다. 삼성화재가 24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무려 57득점 신기록을 세운 ‘괴물’ 가빈에 힘입어 현대캐피탈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을 다시 승리로 이끈 직후였다.

“연달아 두 경기를 하고 하루를 쉰다. 체력적인 부분이 부담이 된다. 나는 로봇이 아니다.” 강철 체력으로 ‘득점기계’로까지 불렸던 가빈이지만, 이날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3세트까지 36득점을 올리고도 계속해 공격을 도맡았던 4세트에서는 땀이 비오듯 흘렀고, 범실도 5개로 늘었다.

이날 가빈의 공격점유율은 70.29%에 이르렀다. 상대편 현대캐피탈의 주포인 소토(34.71%)와 문성민(34.71%)의 공격점유율을 합친 것보다 높았다. 말 그대로 두 사람 몫을 한 셈이다. 득점으로 보면 현대캐피탈의 소토(24득점), 문성민(21득점), 윤봉우(13득점)를 합쳐야 가빈이 혼자 올린 득점과 비슷해진다. 한마디로 가빈의 독무대였다. “알고도 막을 수 없는”(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 타점 높은 가빈의 공격에 현대캐피탈은 경기를 잘 풀어나가고도 무릎을 꿇었다.

삼성화재가 지나치게 가빈 한 사람의 공격에 의존한다는 비판은 전부터 있었다. ‘가빈화재’라는 달갑잖은 별명도 있다. 가빈에게 공을 몰아줬던 삼성화재의 세터 유광우는 이날 경기 뒤 인터뷰에서 “지나치게 ‘몰빵 배구’라는 지적을 받는다”는 질문에 “선수들은 그런 비난에 신경쓰지 않는다. 배구는 보여주는 게 아니라 이기려고 하는 것”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PO 2차전 공격점유율·개수
PO 2차전 공격점유율·개수

물론 경기 하나하나가 탈락과 진출을 가르는 플레이오프에서 ‘이기는 배구’의 중요성은 당연하다. 하지만 공격수 한 사람에게 공이 집중되면서, 해당 선수가 부상 위험과 체력 고갈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 관객들로서도 보는 재미를 빼앗긴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경기 직후 배구연맹(KOVO)에는 현대 팬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남자 배구도 외국인선수 출전을 제한해야 하는 것 아니냐.” 심지어 “용병 최고 득점을 제한해야 한다”는 건의도 나왔다.

지난해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도 체력 고갈로 부진했다가 신치용 감독의 독려 아래 팀의 우승을 이끌며 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바 있는 가빈은 “(2차전 분투는) 감독님의 지시는 아니었다. 경기에서 어떤 선수가 몸이 좋다면 많이 때릴 뿐”이라고 팀을 거들었지만, 지친 모습은 숨길 수 없었다. 그나마 지난해에는 정규리그에 직행하며 챔피언결정전만 치르면 됐지만, 정규리그 3위를 차지한 올해는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까지 거쳐야 해 아직 갈 길이 멀다. 정작 챔피언전에서 주공격수가 부상을 당하기라도 하면 낭패인 셈이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가빈 혼자 너무 애쓰고 있다. 박철우가 받쳐주면 좋을 텐데 제 역할을 못해주고 있다”고 탄식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사진 뉴시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스포츠 많이 보는 기사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1.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2.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3.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4.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5.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