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웅 선수
현대 이적 직후 림프암 발병
동료·가족에 숨긴 채 26경기
“완쾌 진단…내년 우승 도전”
동료·가족에 숨긴 채 26경기
“완쾌 진단…내년 우승 도전”
국내 최고 세터인 최태웅(36·현대캐피탈·사진)이 암을 숨긴 채 투혼을 발휘했던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현대캐피탈은 30일 최태웅이 이번 시즌 개막 전 림프암 발병으로 방사선 치료와 훈련을 병행했고 최근 완쾌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주변 동료들과 심지어 가족에게도 암 투병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코트에 올랐다. 암 수술 부위는 검은 보호대로 가렸다.
최태웅은 지난해 7월 암 발병 사실을 알았다. 11년 동안 몸담았던 친정팀 삼성화재를 떠나 현대캐피탈로 이적한 직후였다. 당시 삼성화재는 자유계약선수로 박철우와 계약을 맺었고, 박철우를 내준 현대캐피탈은 보호선수 2명(고희진 여오현)을 제외한 삼성화재 선수 가운데 보상선수로 국내 최고의 베테랑 세터인 최태웅을 지목했다. 팀을 옮긴 뒤 월드리그 국가대표로 차출돼 훈련중이던 어느날, 왼쪽 팔에 통증을 느꼈다. 검진 결과는 림프암.
일단 팔목과 발목 등 종합적인 부상을 이유로 국가대표팀에서 하차한 최태웅은 투병을 시작했다. 비밀리에 팔 림프 부위의 암을 긁어내는 수술을 받았다. 김호철 감독을 비롯해 극소수에게만 사실을 알렸다. 김 감독은 휴식을 권했지만, 최태웅은 “운동을 그만둘 수 없다. 항암치료를 하더라도 운동을 하면서 하고 싶다”며 코트를 향한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새벽에 병원 치료를 받고 아침 훈련에 합류했다. 유니폼을 갈아입은 첫해, 최태웅은 올 시즌 30경기 중 26경기에서 코트에 올랐다. 비록 팀은 플레이오프에서 삼성화재에 패했지만, 정규리그 2위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최태웅은 얼마 전 “림프암이 완쾌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아직 재발 가능성까지 완전히 떨쳐내려면 최소한 5년을 더 지켜봐야 하지만, 지금으로선 문제가 없다는 진단이다. 최태웅은 이제 “다음 시즌에는 우승에 도전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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