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이룬 평창 6일 밤 12시가 조금 지난 시각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 스키점프 경기장에 모인 강원도민들이 겨울올림픽 유치 확정에 환호하며 ‘예스 평창!’을 외치고 있다. 평창/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2전3기’ 겨울올림픽 유치한 강원도 표정
스키점프 경기장에 모여 유치확정 순간 일제히 환호
“기쁨 말로 못해”…춘천·강릉서도 “예스, 평창” 연호
스키점프 경기장에 모여 유치확정 순간 일제히 환호
“기쁨 말로 못해”…춘천·강릉서도 “예스, 평창” 연호
“이날이, 이런 날이 오긴 오는구나….”
쉰줄의 두 남성, 얼싸안은 두 눈 가득 눈물이 고였다. 오색의 불꽃이 해발 700m 밤하늘을 수놓았다. 6일 밤 12시가 조금 지난 시각 2018년 겨울올림픽 평창 유치가 확정되는 순간,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알펜시아 스키점프 경기장에 모인 주민들은 일제히 환호성과 함께 열광의 도가니로 빨려들었다.
“마침내 해냈다는 생각에 온몸에서 힘이 죄다 빠져나가는 듯합니다.”
염동설(54)씨의 눈시울은 이미 붉어져 있었다. 그는 평창군 대관령면 주민들로 이뤄진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주민홍보단’ 단장이자, 마을 번영회장이다. 12년 세월, 그저 오늘을 위해 달려왔다. 앞선 두 차례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대관령면 주민 33명은 곗돈까지 부어 개최지가 결정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까지 원행을 떠난 터다. 염씨는 “이게 정말 꿈인지 현실인지 모르겠다”며 “두 차례 흘렸던 슬픔의 눈물이 오늘은 기쁨의 눈물이 됐다”고 감격해했다.
“뭐라 해야 하나…, 그냥 기분 째지지 뭐. 하마 세번째 도전인데….”
낯빛까지 불콰해진 대관령면 주민 김태환(59)씨는 쉽게 말을 잇지 못했다. 2003년 첫번째 도전 땐 솔직히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2007년 두번째 도전 때는 가능성이 있어 보였다. 기대를 걸었던 만큼 실망도 컸다. 김씨는 “당시 2차 투표에서 떨어지고 나니 딱 만사가 귀찮더라”며 “세번째도 안 되면 네번째 도전은 어려울 것 같아서, 하루 종일 마음이 떠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더라”고 말했다.
경기장 한쪽에서 만난 강인식(42) 평창·영월·정선축협 경제과장은 연방 웃기만 했다. 그는 “이게 벌써 몇년째냐. 지역주민 입장에서 얼마나 기쁜지 말로 다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지역축협에선 소머리 22개를 끓여 마련한 소머리국밥 2018그릇을 몰려든 주민들과 행사 관계자들에게 내놨다. 강 과장은 “지난 월요일(4일) 오전부터 사흘 동안 푹푹 끓여 국밥을 마련했다. 국밥의 힘이 더반까지 전해진 모양”이라며 다시 함박웃음을 흘렸다.
200여 회원들과 어깨걸이를 한 채 빙글빙글 원을 그리며 함성을 지르는 ‘동계스포츠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동사모) 서광원 기획국장의 검게 그을린 얼굴은 땀과 눈물로 범벅이 돼 있었다. 그는 “하루 종일 태풍의 눈 한가운데 들어와 있는 느낌이었다”며 “그 태풍이 슬픔이 아닌 환희의 태풍이라는 게 꿈만 같다”고 감격해했다. 겨울올림픽 공식 서포터 단체인 동사모는 지난달 24일 평창군청을 출발해 서울·인천·청주 등 전국 13개 지역을 돌며 올림픽 유치기원 행사를 열고 6일 오후 평창에 돌아왔다.
평창의 감격은 춘천·강릉·정선에서도 메아리쳤다. 춘천시 봉의동 강원도청 앞 광장으로 몰려든 2천여 시민들은 “예스, 평창”을 목이 터져라 외쳤다. 스키종목 일부 경기가 열리는 정선에선 조양강 둔치로 몰려든 1천여 주민들이 야광봉을 흔들며 폭죽을 쏘아올렸다. 6일 하루 집집마다 태극기를 내걸었던 빙상종목 경기 개최지 강릉에서도 강릉시청 앞 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이 부둥켜안은 채 두 차례 실패 끝에 이룬 성공을 자축했다. 평창/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평창의 감격은 춘천·강릉·정선에서도 메아리쳤다. 춘천시 봉의동 강원도청 앞 광장으로 몰려든 2천여 시민들은 “예스, 평창”을 목이 터져라 외쳤다. 스키종목 일부 경기가 열리는 정선에선 조양강 둔치로 몰려든 1천여 주민들이 야광봉을 흔들며 폭죽을 쏘아올렸다. 6일 하루 집집마다 태극기를 내걸었던 빙상종목 경기 개최지 강릉에서도 강릉시청 앞 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이 부둥켜안은 채 두 차례 실패 끝에 이룬 성공을 자축했다. 평창/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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