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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츠와나의 ‘다이아몬드’ 몬트쇼 “조국에 희망줘 기쁘다”

등록 2011-08-30 20:16수정 2011-08-30 22:44

400m펠릭스 꺾고 우승
아프리카 최빈국 출신
최고의 ‘무명반란’ 평가
준결승까지 가장 기록이 좋아 결승에서 4번 레인에 서고도, 아만틀 몬트쇼(28)를 주목하지 않은 건 어쩌면 당연했다. 인구 180여만명인 아프리카 남부 ‘보츠와나’란 낯선 나라, 2008 베이징올림픽과 2009 세계선수권 400m 결선 꼴찌의 선수. 그가 보츠와나 최초로 올림픽(2004년 아테네)에 나간 여자선수였다는 것도 자국에서만 통용되는 명예일 뿐이었다. 2005년 고향 집이 불타 “입고 있던 옷 외에 남은 것이 없었다”던 사연을 딛고 2008, 2010년 아프리카선수권 400m 우승자로 성장한 사실도 운동 환경이 열악한 아프리카 선수라면 하나쯤 있을 법한 사연으로 묻혔다.

관심은 3번 레인의 앨리슨 펠릭스(26·미국)에게 쏠렸다. ‘세계선수권 여자 200m 3연패를 한 그가 이번 대회에서 여자선수 최초로 200m, 400m 동반 우승 기록을 세울까’란 기대 앞에 몬트쇼가 끼어들 틈은 없었다.

그러나 몬트쇼는 29일 열린 대구세계육상선수권 여자 400m 결승에서 100m를 남기고 1위로 치고 나와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의 ‘존재’를 또렷이 알리는 길을 택했다. 펠릭스가 달라붙었지만, 결승선을 0.03초 차로 먼저 통과한 몬트쇼를 따라잡지 못했다. 몬트쇼는 49초56으로 자국 신기록까지 세웠다. 보츠와나가 세계선수권에서 처음으로 딴 메달이자, 이번 대회 최고의 무명 반란이다. 보츠와나 선수단장은 “다이아몬드 광산이 있는 우리나라가 이제 금(메달)까지 손에 쥐었다”고 기뻐했다.

몬트쇼는 초등학교 2학년 때 100m, 200m 종목으로 육상을 시작했다. 22살까지 육상전문 코치의 조력을 받지 못하던 그는 2006년부터 세네갈 다카르에 있는 육상전문 트레이닝센터에서 본격적으로 체계적인 훈련을 받으며 급성장했다.

2년 전 대회 결선 꼴찌에서 이번 대회 ‘금메달쇼’를 펼친 그는 “우리나라에 희망을 전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했다. 보츠와나는 에이즈 감염 탓에 국민 평균수명이 40살 전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내가 우승하는 것을 우리나라 아이들이 지켜봤으니, 내년 올림픽까지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우승한 뒤 국기를 몸에 둘렀다. 하늘색 바탕의 국기에 그어진 흰색, 검은색 줄은 속도감이 넘치는 보츠와나의 국가적 동물 ‘얼룩말’ 무늬에서 따왔다는데, 마지막 직선 주로 100m에서 입을 다물고 뛰던 그의 모습이 꼭 그랬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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