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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붕’ 이겨낸 김연아의 ‘강심장’이 승부 갈랐다

등록 2014-02-20 08:28수정 2014-02-20 13:22

김연아가 20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 클러스터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팔라스 경기장에서 열린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어릿광대를 보내주오' 선율에 맞춰 환상적인 연기를 펼치며 기술점수(TES) 39.03점 예술점수(PCS) 35.89점을 받아 총점 74.92점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경쟁상대로 여겨지던 일본의 아사다 마오와 러시아의 율리아 리프니츠카야는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연기를 펼치다 점프 실수로 넘어져 각각 16위와 5위를 차지했다. 사진 왼쪽부터 김연아, 아사다 마오, 율리아 리프니츠카야. 2014.2.20/뉴스1
김연아가 20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 클러스터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팔라스 경기장에서 열린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어릿광대를 보내주오' 선율에 맞춰 환상적인 연기를 펼치며 기술점수(TES) 39.03점 예술점수(PCS) 35.89점을 받아 총점 74.92점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경쟁상대로 여겨지던 일본의 아사다 마오와 러시아의 율리아 리프니츠카야는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연기를 펼치다 점프 실수로 넘어져 각각 16위와 5위를 차지했다. 사진 왼쪽부터 김연아, 아사다 마오, 율리아 리프니츠카야. 2014.2.20/뉴스1
‘신예’ 리프니츠카야, 김연아 최고점수에 흔들려
아사다 ‘트리플 악셀’부터 넘어져 모든 점프 실패
이번 2014 소치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은 2연패에 도전하는 ‘여왕’ 김연아(24)와 오랜 라이벌 아사다 마오(24·일본)에 러시아의 피겨 단체전을 이끌며 떠오른 러시아의 신예 율리야 리프니츠카야(16)의 3파전으로 예상됐다. 특히 홈 텃세를 등에 업은 리프니츠카야가 김연아를 꺾을 것인지에 이목이 집중됐다. 그러나 김연아가 올 시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최고 점수인 74.92점을 받으며 1위에 오른 것과 달리 리프니츠카야와 아사다는 실수를 연발하며 각각 65.23점(5위)와 55.51점(16위)을 받는 데 그쳤다.

예상을 깨고 두 선수가 부진한 것은 결국 심리적 압박감을 이겨내느냐 못 냈느냐의 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애초 쇼트프로그램 연기 순서가 정해졌을 때는 5조 1번의 리프니츠카야가 가장 유리하고, 3조 5번의 김연아는 다소 불리하고 마지막인 5조 6번의 아사다는 큰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됐다. 심판이 점수를 후하게 주는 경향이 있어 뒷조가 좋고, 같은 조 안에서는 정빙이 끝난 뒤 깨끗한 얼음에서 바로 연기할 수 있는 앞쪽이 좋다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김연아가 무결점‘클린 연기’를 펼치며 시즌 최고점수를 받자 뒤에서 자기 순서를 기다리던 경쟁자들은 압박감을 느낀 것 같다. 김연아가 받은 74.92점은 리프니츠카야가 단체전 우승을 이끌며 기록한 72.90을 뛰어넘는 점수였고, 아사다가 지난 12월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기록한 종전 시즌 최고점수 73.18보다도 높았다. 결국 두 선수는 자신의 시즌 베스트를 넘어서야 승산이 있다는 압박감을 받았고 결국 이를 극복하지 못한 채 무너졌다.

1998년생 16살인 리프니츠카야는 단체전에서 대담한 연기를 펼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고 전국민적인 기대도 집중됐다. 리프니츠카야는 언론의 관심을 피해 단체전이 끝난 뒤 모스크바에 격리된 채 훈련을 해야 했다. 그런 중압감을 안고 출전한 경기에서 리프니츠카야는 김연아의 클린 연기를 목격하고 링크에 서야 했다. 단체전에서 흔들림 없는 연기를 보여준 것과 달리 리프니츠카야는 중반 이후 급속도로 지쳐갔고 결국 다섯번째 과제인 트리플 플립 점프를 뛰다 넘어졌다. 경기 뒤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던 리프니츠카야는 “마지막 트리플 플립 점프를 앞둔 상황에서 체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두 번째 점프까지 마치고 스텝 시퀀스를 할 때는 굉장히 지쳐 있었다”고 말했다.

여린 감성의 소유자인 아사다 역시 김연아보다 뒷 순서로 연기하는 것에 큰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4년 전 밴쿠버에서도 아사다는 김연아보다 먼저 경기를 했던 쇼트프로그램보다 김연아 바로 다음에 연기를 했던 프리스케이팅에서 훨씬 큰 점수 차이가 났다. 아사다는 이날도 일본 팬들의 열띤 환호를 받으며 링크에 들어섰지만 경기 시작 전부터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결국 첫번째 과제인 자신의 ‘필살기’ 트리플 악셀부터 넘어지고 말았고 모든 점프를 실패했다. 아사다가 전체 세번의 점프에서 얻은 총 점수는 7.08점으로 김연아가 첫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하나로 받은 11.60(기본점수 10.10·수행점수 1.50)에도 한참 부족했다. 아사다는 경기 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나도 모르겠다”며 결국 눈물을 흘렸다.

반면 김연아는 전혀 달랐다. 김연아 역시 경기 전 워밍업 때 극도의 긴장감 속에 굳은 표정과 무거운 몸놀림을 보였다. 김연아는 “멘붕이 온 듯 몸에 점프 감각이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김연아는 “‘연습 때 그렇게 잘했는데 시합 때 못 할 건 뭐냐’라는 생각으로 나 자신을 믿고 몸을 맡겼다”고 했다. 아무리 긴장감이 크고 컨디션이 안 좋아도 결정적인 순간 자신을 믿을 수 있는 심장이 결국 김연아의 명품 연기를 만든 것이다.

소치/허승 기자 raison@hani.co.kr

☞ 여왕의 귀환…김연아 쇼트 프로그램 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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