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챔피언결정전 2승2패
벤슨·라틀리프, 28점 합작
벤슨·라틀리프, 28점 합작
7전4승제에서 4차전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가 없다. 기록이 증명한다. 프로농구 역대 챔피언결정전에 7차례 3승1패가 있었는데, 4차전까지 3승째를 챙긴 팀이 ‘우승 확률 100%’를 기록하고 있다. 1승2패로 뒤지다 4차전을 따낸 팀(8차례) 절반은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6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울산 모비스가 창원 엘지(LG)를 71-60으로 꺾고 시리즈 전적 2승2패로 균형을 맞췄다. 통계상으로는 두 팀의 우승 확률이 같아지면서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두 팀 감독 모두 4차전의 무게감을 잘 알고 있었다. 김진 엘지 감독은 “모비스의 수비 덫을 역이용해야 한다. 4차전이 1·2차전보다 갑절은 중요한 경기”라고 설명했다. 2패(1승)로 몰린 유재학 감독도 “여기서 이겨내야 한다”고 했다. “시즌 중 엘지한테 한번도 쓰지 않은 수비로 승부를 걸겠다”던 유 감독의 작전이 맞아떨어졌다.
모비스는 함지훈, 문태영, 로드 벤슨이 짝을 이뤄 엘지 주득점원인 데이본 제퍼슨을 둘러쌌다. 제퍼슨은 이들의 ‘질식수비’에 막혀 전반 2점, 후반 13점밖에 넣지 못했다. 지난 세 경기에서 평균 25점(7튄공)을 넣으면서 모비스를 괴롭혔던 그다. 공격에서 활로를 찾지 못한 엘지는 실책 15개를 저지르면서 이렇다 할 승부처를 마련하지 못한 채 무너졌다.
모비스는 지난 세 경기처럼 양동근이 엘지 양우섭에 묶이면서 도움 없이 2점에 그쳤다. 대신 모비스는 엘지 수비들이 앞선에서 양동근한테 몰린 틈을 노려 외국인 선수들이 골밑을 장악했다. 로드 벤슨과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28점 17튄공을 합작했다. “공격에서 몇분씩 흐름 막힐 때 풀어줘야 하는 게 외국인 선수”라며 답답해하던 유재학 감독의 속을 모처럼 풀어준 공격이었다. 문태영도 20점 6튄공으로 활약했다.
모비스는 3쿼터 한때 16점까지 점수 차를 벌리는 등 2쿼터 뒤 한차례도 리드를 내주지 않고 손쉽게 승리를 가져왔다. 5차전은 8일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다. 울산/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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