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42) 삼성 코치
이상민, 프로농구 삼성감독 선임
“팀에 변화 줘 기대에 부응하겠다”
문경은·김영만과 지략 대결 관심
“팀에 변화 줘 기대에 부응하겠다”
문경은·김영만과 지략 대결 관심
국내 최고 포인트가드로 활약했던 이상민(42·사진) 삼성 코치가 프로농구 삼성의 지휘봉을 잡게 됐다.
삼성은 13일 “이상민 현 코치를 3년 계약에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며 “선이 굵은 리더십과 농구에 대한 감각과 이해가 뛰어나 팀의 변화를 이끌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전날 감독 선임 통보를 받았다는 이상민 감독은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지금쯤이면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지만, 막상 통보를 받은 뒤에는 선수단 전체를 이끌어야 하는 감독이란 자리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농구 명문인 삼성 구단에 걸맞은 팀 색깔과 성적을 만들어 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삼성은 2008~2009시즌 이후 정규리그 4강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이 감독은 “삼성의 현재 전력은 객관적으로 봐도 약하다. 변화가 없이는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는 만큼, 나부터 시작해서 선수들이 우선 정신적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현역시절 ‘쌕쌕이’란 별명으로 통했을 만큼 ‘빠른 농구’에 강하다. 그는 “빠르고 재밌는 농구를 하고 싶다. 내가 현역 시절 했던 방식을 쉽게 버릴 수도 없을 것”이라며 “예정된 (계약) 기간이 짧다면 짧을 수 있지만, 농구 명가 재건을 위해 최선을 다해서 빠른 시일 안에 정상에 도전해보겠다”고 말했다.
‘역대 최고의 포인트 가드’로 평가받는 이 감독은 한국 농구 ‘황금 세대’의 상징적 존재다. 그는 현역 시절 문경은, 우지원, 서장훈, 현주엽, 김영만 등과 함께 1990년대 농구대잔치 시절부터 한국 농구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대학 1학년 때인 1991~1992 시즌 농구대잔치 신인왕을 수상했고, 그 뒤 4년 연속 베스트5에 선정됐다. 프로농구 출범 뒤에는 2001~2002 시즌 시작된 올스타 팬투표에서 은퇴할 때까지 9년 연속 최고 인기 선수로 선정됐다.
‘감독’ 이상민의 등장으로 농구 황금 세대들의 귀환이 도드라지고 있다. 이미 문경은(43) 감독이 에스케이(SK)에서 지도자로서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줬고, 최근엔 이 감독과 동갑내기인 ‘사마귀 슈터’ 김영만(42)이 동부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이 감독은 “농구대잔치 세대 감독들과 라이벌이라고 하지만 새내기 감독으로 거기에 신경쓸 겨를이 없다. 죽기 살기로 해서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1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리는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감독으로서 첫 공식 석상에 모습을 나타낸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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