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창간 26년 특집] 가자 브라질 월드컵
놓치면 후회할 빅매치
놓치면 후회할 빅매치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48경기에서 하나같이 명승부가 기대되지만 절대 놓쳐선 안 되는 경기들이 있다. 다음달 13일 새벽 5시(한국시각) 2014년 월드컵의 시작을 알리는 브라질과 크로아티아(A조)의 개막전이 첫번째다. 이튿날부터 불꽃튀는 열전이 펼쳐진다.
B조 스페인-네덜란드 (14일 새벽 4시)
■ 남아공월드컵 결승전 ‘데자뷔’
스페인과 네덜란드 경기(14일 새벽 4시·B조)는 이번 조별리그 최대 볼거리다. 4년 전 남아공월드컵 결승에서 만났던 이들이 맞붙기 때문이다. 당시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결승골을 터뜨린 스페인이 쥘리메컵을 가져갔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스페인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다. 이니에스타를 중심으로 사비 에르난데스, 세스크 파브레가스, 세르히오 부스케츠 등 ‘FC 바르셀로나 4인방’이 팀을 이끈다. 남은 미드필더들로 우승 전력의 팀 하나를 더 만들 만큼 전력이 탄탄하다. 이니에스타는 “아름다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스페인은 준비가 됐다”며 월드컵 2연패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스페인이 프리메라리가 선수들이 주축을 이뤘다면, 네덜란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독일 분데스리가를 대표하는 공격수 로빈 판페르시(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르연 로번(FC 바이에른 뮌헨)을 앞세운다. 미드필드진은 대폭 물갈이를 해 패기와 노련미가 조화를 이뤘다는 평가다. 이번 월드컵 예선 무패(9승1무)의 파죽지세로 스페인전을 사상 첫 우승으로 가는 디딤돌로 삼겠다는 의지다.
A조 브라질-멕시코 (18일 새벽 4시)
■ 런던올림픽의 아픔, 또다른 복수혈전
브라질과 멕시코의 대결(18일 새벽 4시·A조)은 2012 런던올림픽 축구 결승 ‘리턴매치’다. 당시 브라질은 멕시코의 오리베 페랄타(산토스 라구나)에게 2골을 내주며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금메달을 내줬다. 올림픽대표팀을 이끌었던 네이마르 다시우바(FC 바르셀로나)한테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펠레 이후 가장 어린 ‘월드컵 등번호 10번’이 주어졌다. ‘펠레급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는 뜻이다. 네이마르는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를 만나 우승을 일궈내고 싶다”고 말해, 월드컵 우승과 함께 리오넬 메시를 꺾고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르겠다는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안방에서 벌어지는 경기인 만큼 브라질이 패배하면 그만큼 깊은 ‘내상’을 입을 수도 있다. 멕시코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지난 올림픽에서 브라질에 뼈아픈 상처를 안겼던 페랄타가 이번에도 쾌조의 상태를 보이고 있다. 월드컵 지역예선과 플레이오프에서 혼자 10골을 기록했다. 특히 월드컵 본선행을 결정지은 뉴질랜드와의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무려 5골을 터뜨리면서 본선에서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G조 포르투갈-독일 (17일 새벽 1시)
■ 옛 단짝 외질 vs 호날두
포르투갈은 세계 최고의 날개 골잡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의 팀이란 사실만으로도 주목받는다. 호날두는 “월드컵 우승이 내 꿈”이라면서도 “현실적으로 월드컵 우승은 어렵다”고 조심스런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포르투갈의 전설적인 공격수 루이스 피구(42·은퇴)처럼 “호날두가 폭발하면 결승도 가능하다”고 믿는 사람도 적지 않다. 호날두의 활약이 가장 필요한 경기는 독일전(17일 새벽 1시·G조)이다. 시드 배정팀인 독일을 잡으면 16강 진출은 거의 손에 넣는 셈이 된다.
독일에는 지난 시즌까지 레알 마드리드에서 호날두의 ‘특급 도우미’ 구실을 하던 메수트 외질(아스널)이 버티고 있다. 독일로서는 외질을 중심으로 ‘죽음의 조’인 G조에서 16강행 첫 관문인 포르투갈을 넘을 심산이다. 독일로서는 최근 대표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 바이에른 뮌헨이 유럽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 호날두를 막지 못해 레알 마드리드한테 패한 것도 ‘호재’다. 이 팀에 속했던 대표선수 7명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월드컵에 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D조 잉글랜드-이탈리아 (15일 아침 6시)
■ ‘종주국 vs 월드컵 4회 우승’ 명예 회복
본선 조별리그 D조를 ‘죽음의 조’로 만든 게 잉글랜드와 이탈리아(15일 아침 6시)다. 축구 종주국인 잉글랜드와 월드컵 4회 우승의 전통을 자랑하는 이탈리아는 이번 대회에서 나란히 시드국에서 탈락하면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맞대결 승리를 통해 회복하고 싶어한다. 조별리그부터 강력한 상대를 꺾고 우승 후보 반열에 오르고 싶지만, 자칫 자신들이 만든 ‘죽음의 조’에서 희생양이 될 수 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사진
로빈 판페르시(네덜란드)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스페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와 메수트 외질(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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