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다저스의 류현진 선수가 5월31일(현지시간)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피츠버그와의 홈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AP 연합
7일 콜로라도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쿠어스필드 구장에서 전략은 ‘땅볼’ 유도
쿠어스필드 구장에서 전략은 ‘땅볼’ 유도
지난 4년(2010~2013년) 동안의 파크팩터 1위 쿠어스필드. 콜로라도 로키스의 안방구장 쿠어스필드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득점과 홈런이 가장 많이 나온 구장이란 뜻이다. 해발 1610m 고지대에 위치해 ‘투수들의 무덤’이라 불리는 이곳 마운드에 류현진(27·엘에이 다저스)이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처음으로 오른다. 승리의 열쇳말은 첫째도 ‘땅볼’, 둘째도 ‘땅볼’이다.
류현진은 7일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열리는 콜로라도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다저스와 같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 속해 있는 콜로라도는 지구 3위에 올라 있지만, 올 시즌 5일(한국시각) 경기까지 팀 타율이 0.284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인 타력의 팀이다. 타율뿐만 아니라 장타율(0.465)과 장타 개수(208개)에서도 선두에 올라 있다. 타자들의 힘도 있지만 공기 저항이 적어 공이 뜨면 멀리 나가는 안방구장의 환경도 한몫을 했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쿠어스필드의 홈런 파크팩터는 1.45다. 다른 구장에서 홈런이 100개 나올 때 이곳에선 145개가 나왔다는 뜻으로, 무려 1.5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쿠어스필드에선 뜬공이 나오면 다른 구장에 비해 안타가 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투수에겐 땅볼 유도가 승리의 관건이다. 올 시즌 콜로라도 타자들은 뜬공 아웃을 467개(28위) 당한 반면, 땅볼 아웃은 665개(7위)나 기록했다. ‘땅볼아웃/뜬공아웃 비율’이 1.42로 전체 2위다. 내야를 넘어 외야로 높게 타구가 나가면 상대팀 수비들이 잡기 어려운 상황이 많았다는 것을 방증한다.
류현진은 올 시즌 10경기에 선발 등판해 땅볼아웃/뜬공아웃 비율이 1.10에 그쳤다. 지난 시즌의 1.45에 비해 크게 떨어진 수치다. 특히 실점 위기에서 땅볼로 아웃을 유도하는 게 중요한데, 올 시즌엔 주자가 있을 때 비율(1.00)이 주자가 없을 때(1.26)보다 더 안 좋았다. 다른 구장에선 외야 뜬공 아웃이 될 타구가 쿠어스필드에선 장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득점권에 주자가 있을 때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7일 경기는 저녁 6시40분(현지시각)에 치러지는데, 다행히 류현진의 올 시즌 밤경기 땅볼아웃/뜬공아웃 비율이 1.48로 낮경기(0.82)보다 크게 높다. 시간이 지날수록 땅볼아웃 비율(4월 1.17→5월 1.25)이 점점 높아지는 것도 기대가 되는 대목이다.
콜로라도 타선 중 가장 주의해야 할 선수는 3번타자 트로이 툴로위츠키(30)다. 그는 타율(0.354)과 출루율(0.450)에서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달리고 있고, 홈런도 15개를 터뜨렸다. 테이블 세터로 맹활약 중인 1번타자 찰리 블랙몬(28)을 출루시키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그는 타율 0.310에 도루 10개를 기록 중이다. 팀 타율 1위팀답게 드류 스텁스, 마이클 커다이어, 코리 디커슨을 포함한 1~5번 상위 타선은 모두 3할을 넘고 있다.
다저스는 막강 선발진을 구축했지만 최근 2연패를 하며 2경기 연속 1득점에 그칠 정도로 타선이 침묵하고 있다. 지난 5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에서 진 뒤 돈 매팅리(53) 감독은 “우리는 하나의 팀 같지가 않다. 선수들이 경기를 이기는 데에만 집중해야 한다”며 몸값이 높지만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스타 선수들의 모습에 분노하기도 했다. 류현진이 콜로라도전에서 연패를 끊어내야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반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과 맞대결할 콜로라도의 선발은 오른손 투수 에디 버틀러(23)로 7일 다저스전이 메이저리그 데뷔전이다.
이재만 기자 appletr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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