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 기아에 11대8 승리
프로야구 엘지(LG)의 ‘안방마님’ 최경철(34)은 지난 18일 올스타전을 앞두고 무척 설레었다. 감독 추천으로 ‘별들의 잔치’에 처음 초대됐기 때문이었다. 그는 “만루 기회에서 대타로 나가 한방 쳤으면 좋겠다”고 속마음을 밝혔지만 두 차례 타석에서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최경철은 올스타전에서 못 이룬 꿈을 23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기아와의 원정경기에서 실현했다. 0-3으로 뒤진 4회초 공격 때 1아웃 주자 만루에서 상대 선발투수 데니스 홀튼이 던진 몸쪽 변화구를 걷어올려 왼쪽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기록했다. 프로 데뷔 10년 만에 처음 터뜨린 만루포였다. 엘지는 최경철의 역전 홈런을 시작으로 4회에만 9점을 뽑아내며 기아에 11-8로 승리했다.
최경철은 올해 생애 최고의 시즌을 만들고 있다. 2004년 에스케이(SK)에서 데뷔한 뒤 한번도 풀타임 시즌을 보낸 적이 없었지만 올 시즌엔 엘지의 주전포수로 거의 매 경기 출전하며 안정적인 투수 리드를 선보였다. 투수 출신인 양상문 엘지 감독도 수비형 포수로서 최경철의 모습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최경철은 최근 들어 정확한 송구로 상대팀 빠른 주자의 도루를 저지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은 0.231이었지만 득점권 타율은 0.286으로 팀이 필요할 때 알토란 같은 타격을 했다. 안타 40개로 25타점을 올렸다. 지난 15일 삼성전에선 주자 세명을 모두 불러들이는 2루타를 날리는 등 4타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는 엘지가 가을야구 희망을 이어가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
엔씨는 선발투수 찰리의 6⅔이닝 1실점 호투에 힘입어 한화를 8-4로 이겼다. 롯데 정대현은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투수로서 역대 14번째로 600경기 출장을 달성했다.
이재만 기자 appletr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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