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
3인방 모두 출전…선수층 두터워
3인방 모두 출전…선수층 두터워
“역기와 함께 세상을 들어 올리고 싶었다.” 북한 역도의 간판 김은국(26)은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 역도 62㎏급에서 합계 327㎏(인상 153㎏, 용상 174㎏)으로 금메달을 따낸 뒤 이런 소감을 밝혔다. 말 그대로 ‘역발산기개세’의 배포였다. 중국 장제의 합계 세계기록(326㎏)과 스즈융의 인상(152㎏) 세계기록마저 깡그리 갈아치우면서 세계를 놀라게 했으니 그럴 만도 했다.
역도는 최근 북한이 가장 내세우는 종목이다. 런던올림픽 당시 김은국을 포함해 56㎏급 엄윤철과 여자 69㎏급 림정심이 나란히 금메달을 따내며 북한이 가져간 메달 6개(금4, 동2) 가운데 4개를 역도에서 휩쓸었다. 선수들의 기량이 급격히 올라오면서 금메달 확보를 위한 전략 종목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평양에 아시안클럽 역도선수권대회를 유치해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역도연맹 15개 회원국 200명을 초청해 북한 역도의 위력을 과시했다. 당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직접 경기를 참관할 만큼 집중적인 관심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경량급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대회에도 런던올림픽 금메달 3인방이 고스란히 출전한다. 림정심의 동생이자 올해 주니어아시아선수권대회 3관왕 림은심(여자 58kg급)과 지난해 폴란드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리스트 려은희(여자 69kg급) 등이 가세하면서 선수층도 더욱 두터워졌다. 그동안 중국과 카자흐스탄이 세계 역도 무대를 주름잡아 왔지만 북한이 새로운 강자로 등극한 것이다.
북한은 이번 아시안게임을 안방에서 치르는 한국 대표팀을 위협하는 라이벌이기도 하다. 한국은 85㎏급 사재혁, 여자 63㎏급 김수경 등 메달 5개를 기대하고 있지만 북한의 등장으로 메달권 진입에 더 힘겨운 싸움을 벌이게 됐다. 한국 역도대표팀 이형근 감독은 “우리가 조금 어려운 상황에 있다. 최선을 다해 이변을 노리겠다”고 말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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