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식 스케치
인천시민들 ‘청사초롱’ 불밝혀
이승엽·박인비 등 성화 릴레이
싸이와 랑랑 협연 ‘챔피언’ 열창
인천시민들 ‘청사초롱’ 불밝혀
이승엽·박인비 등 성화 릴레이
싸이와 랑랑 협연 ‘챔피언’ 열창
19일 개막식은 ‘한류’와 첨단 기술이 만들어낸 축제의 한마당이었다. 인기 아이돌 그룹 엑소가 노래 ‘으르렁’으로 무대를 열자, 6만여 관중이 가득 찬 스탠드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100여m에 이르는 초대형 무대와 엘이디(LED) 불빛을 이용해 대형 전광판처럼 만든 관중석을 배경으로 펼쳐진 공연은 ‘케이팝’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 소속 45개국 1만3000여명에 이르는 선수와 임원을 환영하기 위해 인천 시민들은 무대에 ‘청사초롱’을 밝혔다.
문화 행사 뒤에는 네팔 선수단 198명을 시작으로 선수단이 입장했다. 북한 선수단 150명은 관중들의 큰 환호를 받으며 일본에 이어 30번째로 경기장에 들어섰다. 북한 선수단은 지난 대회와 견줘 한결 간결하고 산뜻한 차림의 유니폼을 차려입었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에 남한땅을 찾은 북한 선수단의 표정은 밝았다. 개최국인 한국은 관례대로 마지막 순서에 입장했다.
이날 행사는 밤 9시30분께 마지막 성화 봉송 주자가 성화대에 불을 붙이면서 절정을 이뤘다. 마지막 성화 점화자에게 성화를 전달하기까지 이승엽(야구), 박인비(골프), 이규혁(스피드스케이팅), 박찬숙(농구), 이형택(테니스) 등 5명이 성화 전달 릴레이에 참여했다. 분수대 속에 감춰진 형태의 성화대에 여러 갈래에서 모여든 물이 합수돼 솟구치는 듯한 모습이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가수 싸이는 중국 출신의 세계적 피아니스트 랑랑과 협연으로 ‘챔피언’을 불렀다.
기대를 모았던 북한 응원단이 끝내 대회를 찾지 못했지만, 북한 대표팀 임원진과 취재진들은 관중석에서 개회식을 관람했다. 푸른 셔츠와 짙은 양복 차림의 북한 취재진들은 디지털카메라와 노트북을 활용해 취재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한 북한 기자는 개막식을 본 소감을 묻자 “취재를 위해 온 것이어서 개인적인 소감을 얘기해주기 어렵다”며 조심스런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인천/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