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살 네팔 청년, 아자이 판디트 체트리는 몸무게가 48㎏밖에 안 된다. 키는 165㎝. 그는 작고 마른 몸을 산악자전거(MTB)에 맡겨 힘차게 페달을 밟는다. 쓰러질 듯하면서도 재빨리 균형을 잡고 다시 힘차게 산길을 오르내린다. 그가 훈련했던 곳은 자연이 선물한 최적의 산악자전거 코스, 히말라야 산맥이었다.
체트리는 15살 때 처음 네팔 국내 사이클 대회에서 우승했다. 2만루피(21만원)나 되는 자전거를 살 수가 없어 주변에서 자전거를 빌려 참가한 대회였다. 이후 후원자의 도움을 받아 자전거를 구입했고, 2009년 네팔 산악자전거 챔피언에 올랐다. 체트리는 최근 <아에프페>(AFP)와의 인터뷰에서 “작고 마른 몸 때문에 사람들이 내 성적에 놀라고는 한다. 하지만 나는 부단히 노력했고 준비도 많이 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자전거도 손수 고친다. 자전거 수리도 전문가 뺨치는 수준이다.
체트리는 이번이 첫 아시안게임 도전이다. 경쟁자들과 비교해 그의 자전거는 볼품이 없다. 가격 면에서도 절반 정도밖에 안 한다. 그의 표현을 그대로 옮기면 “칼과 총의 싸움”이다. 그래도 자신감이 넘친다. 아시안게임 전 부탄에서 열린 투르 드래건 레이스에서 외국인 선수로는 처음으로 우승했다. 체트리는 “히말라야 때문에 네팔은 자연적으로 엠티비에 강한 국가가 될 수 있지만 정부 지원이 부족하고 프로로 전업하기도 어렵다. 이번에 반드시 톱 5 안에 들어서 아시아를 놀라게 하고 싶다”고 했다. 히말라야 청년의 도전은 9월30일 펼쳐진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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