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형 200m에서 1위를 차지한 일본의 하기노 고스케.
박태환(25·인천시청)과 쑨양(23·중국)의 아시아 수영 양강 구도가 무너졌다. 하기노 고스케(20·일본)의 깜짝 출연 때문이다. 키가 175㎝로 박태환(184㎝), 쑨양(198㎝)보다 작지만 물속에서 폭발력이 상당하다.
하기노는 21일 저녁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경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5초23의 일본 신기록을 세우며 쑨양(1분45초28)과 박태환(1분45초85)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150m까지는 3위로 쳐져 있다가 마지막 50m 구간에서 폭발적인 스퍼트(구간 기록 26초)로 제일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아에프페>(AFP) 통신 등 외신은 곧바로 “하기노의 코치는 하기노의 자유형 200m 금메달 가능성을 ‘제로’라고 했지만 하기노는 돌풍을 일으켰다”고 전했다. 하기노는 자유형 200m 시상식 직후 20여분 만에 배영 100m 결승에도 출전해 53초71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기노는 18살이던 2012 런던올림픽 때 강렬한 데뷔를 했다. 개인혼영 400m 예선에서 4분10초01의 아시아기록으로 결선에 올랐고, 결선에서는 4분08초94 기록으로 다시한번 아시아기록을 깨면서 동메달을 따냈다. 박태환이 불참했던 2013 바로셀로나 세계선수권에서는 자유형 400m에서 3분44초82 기록으로 쑨양(3분41초59)에 이어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자유형 200m에 이어 400m에서도 박태환, 쑨양과 함께 금메달을 놓고 경합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기노는 배영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엄청난 기량의 두 선수 때문에 메달은 기대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도전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면서 “개인 기록 경신에 집중했는데 놀랍게도 내가 이겼다. 이 기세 그대로 자유형 400m에서도 둘에게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남자 자유형 400m는 23일 펼쳐진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