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 남자 81㎏급의 김재범이 21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결승에서 각각 금메달을 따낸 뒤 환호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손가락 인대 끊어졌는데도
레바논 엘리아스에 우세승
여자 정다운·김성연도 금
김잔디 은·방귀만 동 추가
레바논 엘리아스에 우세승
여자 정다운·김성연도 금
김잔디 은·방귀만 동 추가
아시아에서는 김재범(29·한국마사회)의 적수를 찾을 수 없었다. 한국 유도 사상 두번째 그랜드슬램(올림픽·세계선수권·아시안게임·아시아세계선수권 우승)으로 이미 세계를 넘은 그였다. 습관성 어깨탈구와 왼무릎·팔꿈치·왼손가락 인대 파열 등 부상을 달고 사는 그는 이번 인천아시안게임 훈련 도중 또 한번 손가락 인대가 끊어졌다. ‘죽을지언정 패배하지 않는다’(수사불패·雖死不敗)는 좌우명처럼 부상은 그의 투혼을 막지 못했다.
김재범은 21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유도 81㎏급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결승을 앞둔 김재범의 몸은 곳곳이 부상투성이였다. 인대 부상 여파로 손가락 하나를 구부리기 어려울 정도였을 뿐 아니라 어깨 부상도 당했다.
김재범은 나시프 엘리아스(레바논)와의 결승에서 경기 시작과 함께 적극적인 공격에 나섰다. 잇따른 배대뒤치기 공격으로 상대를 압박하자 기세가 꺾인 엘리아스는 2분여를 남겨놓고 두차례 지도를 받았다. 김재범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유효한 기술을 성공시키지 못했지만,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으면서 우세승을 거뒀다. 경기 뒤 김재범은 ‘그랜드슬램 뒤에도 목표가 있냐’는 질문에 “그랜드슬램을 하는 사람도 1%에 불과하지만, 거기서 그만두면 그냥 1%로 끝난다. ‘1%의 1%’가 되도록 지든 말든 끝까지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우승으로 김재범은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한국 유도에서 아시안게임 2회 연속 우승은 정훈(1990년·1994년), 황희태(2006년·2010년)에 이어 김재범이 세번째다. 2012년 런던올림픽 우승 뒤 부상 치료 여파로 최근 세계랭킹이 14위까지 떨어졌지만, 이날 우승으로 세계 최강의 존재감도 다시 한번 과시했다.
한국 유도는 이날 김재범을 포함해 남녀 네 체급에서 결승에 올라 세 체급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63㎏급의 정다운(양주시청)이 중국 양쥔샤와의 결승에서 연장 2분27초까지 가는 접전 끝에 번개 같은 업어치기로 유효를 따내 극적인 ‘골든스코어 우승’을 차지했다. 여자 70㎏급에서도 김성연(광주도시철도공사)이 아라이 지즈루(일본)를 상대로 결승 경기 시작 1분 만에 어깨로메치기로 절반을 따내 금메달을 추가했다. 이 둘은 지난해 리우세계선수권에서 동메달 하나에 그치는 성적을 거둔 뒤 “국제대회에서 남자 유도만 관심 받아서 착잡하다. 아시안게임 때 악착같이 금메달을 따서 본때를 보이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이번에 자신들의 다짐을 그대로 실천했다.
기대를 모았던 김잔디(양주시청)는 여자 57㎏급 결승에서 일본의 야마모토 안주에게 곁누르기 한판을 내줘 은메달을 땄다. 남자 73㎏급 방귀만(남양주시청)은 8강에서 일본의 아키모토 히로유키에게 패한 뒤 패자부활전을 통해 동메달을 추가했다.
한국은 전날에도 여자 48㎏급 정보경(안산시청), 여자 52㎏급 정은정(충청북도청), 남자 60㎏급 김원진(용인대)이 동메달 3개를 따내 이번 대회 유도에서만 메달 8개(금3·은1·동4)를 수확하고 있다.
인천/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유도 여자 63㎏급의 정다운이 21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결승에서 각각 금메달을 따낸 뒤 환호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유도 여자 70㎏급의 김성연이 21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결승에서 각각 금메달을 따낸 뒤 환호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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