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회에서 역도 세계신기록을 세운 북한의 엄윤철(왼쪽)과 김은국이 23일 인천 연수구 메인미디어센터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금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인천/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북한 역도영웅 엄윤철·김은국
세계기록 비결로 ‘정신력’ 강조
“응원해준 남쪽 분들에게 감사”
세계기록 비결로 ‘정신력’ 강조
“응원해준 남쪽 분들에게 감사”
인천아시안게임 남자역도 56㎏급에서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딴 엄윤철(23)은 북한 역도의 저력에 대해 묻자 “기자분들은 달걀로 바위를 깰 수 있다고 생각하나”라는 반문으로 답변을 시작했다.
그는 23일 인천 송도의 2014 인천아시안게임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열린 세계신기록 달성 기자회견에서 “최고 사령관 김정은 동지(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께서 ‘달걀을 사상으로 채우면 바위도 깰 수 있다’는 가르침을 주셨다. 그게 아시안게임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고, 애국가를 울리게 된 힘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대회 개막과 함께 사흘 연속 금메달과 세계신기록 2개를 세운 북한 역도의 저력에 ‘정신력’이 깔려 있다는 점을 강조한 대목이다. 그는 ‘한국에서 세계신기록 작성 소감’을 묻는 질문에도 “사상이 결정하고, 나는 행동으로 보여줬을 뿐”이라고 답했다. 엄윤철은 인상 128㎏·용상 170㎏(합계 298㎏)으로 종전 자신이 갖고 있던 용상 세계신기록을 1㎏ 늘려 북한에 대회 첫 금메달을 안겼다.
나란히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한 남자 62㎏급 김은국(26)도 “(금메달에 따른 보상 등) 바라는 것이 없다. 앞으로 더 많은 기록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유도팀의 훈련 체계, 특정 종목에 대한 북한 정부의 지원 등에 대해서는 끝까지 말을 아꼈다. 김은국은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종전 세계기록을 5㎏이나 경신한 합계 332㎏(인상 154㎏·용상 178㎏)으로 우승했다. 그는 “우리 선수들 경기가 모두 끝날 때까지 나 역시 긴장해야 한다. 동료들을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짧은 스포츠형 머리에 공화국기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이들은 경기장 밖에서도 웃음기 없는 표정이었다. 이들은 “이번 아시안게임 유도경기장의 시설이 국제적인 수준에 맞는 것 같고, 남쪽 분들이 응원해준 데 대해서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인천/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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