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용 허용’ 추세에 역행 논란
카타르 여자 농구 대표팀이 24일 경기도 화성종합체육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몽골과의 예선 A조 경기 직전 기권했다. 이슬람 여성들이 머리와 목에 두르는 ‘히잡’ 때문이었다.
국제농구연맹(FIBA)은 경기장에서 선수들이 머리에 아무것도 착용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심판진은 카타르 선수들에게 히잡을 벗고 경기에 임할 것을 요구했지만 선수들은 히잡을 벗는 대신 기권을 선택했다. 카타르 선수들은 “대회 전에 우리는 주최 쪽으로부터 히잡을 쓰고 경기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오늘에 와서야 안 된다고 말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이슬람 국가인 카타르는 이번 대회에 파격적으로 54명의 여자 선수를 파견했다. 이들은 농구를 비롯해 육상, 펜싱, 체조, 유도, 조정, 사격, 탁구, 태권도 등 9개 종목에 출전한다. 이 중 농구를 제외한 나머지 8개 종목은 히잡 착용을 허용한다. 이슬람 여성들의 출전 기회 확대와 종교의 자유 등을 위해 히잡 착용 허용은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조르기 기술이 있는 유도는 부상 위험 때문에 히잡 착용을 금지해 왔지만 2012년 런던올림픽부터 경기에 적합하게 변형된 히잡을 착용하면 착용을 허용했다. 축구를 정치, 종교 등과 철저히 분리시켜야 한다고 주장해온 국제축구연맹(FIFA)도 올해 3월 히잡 착용을 공식 허용했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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