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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들어 재혁아, 오뚝이잖아

등록 2014-09-24 22:42수정 2014-09-25 00:14

사재혁이 24일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85㎏급 경기 용상 3차 시기에서 바벨을 들어올리는 데 실패한 뒤 머리를 감싼 채 주저앉아 있다. 인천/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사재혁이 24일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85㎏급 경기 용상 3차 시기에서 바벨을 들어올리는 데 실패한 뒤 머리를 감싼 채 주저앉아 있다. 인천/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네차례 수술 딛고 베이징 ‘금메달’
런던올림픽서 부상 다시 수술대에
힘든 재활 버티며 체급 올려 출전
용상 모두 놓치며 아쉬운 실격패
“사재혁은 끝났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뭔가 보여주고 싶었는데 정말 아쉽네요.” ‘오뚝이’ 사재혁(29·제주특별자치도청)은 그의 별명처럼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24일 남자 역도 85㎏급 경기에 출전한 그는 메달권에 들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경기가 끝난 뒤 “아직 끝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를 이미 몸으로 보여준 그에게 관중들은 뜨거운 갈채를 보냈다.

사재혁은 한때 스스로를 “국내 체전에나 뛸 선수”라고 평가절하했다. 고교 시절부터 역도 선수한테 치명적인 어깨·무릎·손목 등에 네차례나 수술을 받으면서 세계 무대 도전에는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는 시련을 딛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역도 77㎏급에서 누구도 예상치 못한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역도에서 무려 16년 만에 나온 올림픽 금메달이었다. 그에게 ‘오뚝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기쁨도 잠시, 다시 시련이 찾아왔다. 어깨 부상으로 광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을 포기했고, 2년 뒤 런던올림픽에서는 경기 도중 떨어지는 바벨을 끝까지 놓지 않다가 오른쪽 팔꿈치가 꺾여 7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다.

주위에서 은퇴를 권했지만 그는 다시 도전에 나섰다. 체중과 힘을 늘려 체급도 85㎏으로 올렸다. 그는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정말 한번만 제대로 역기를 들어보자’는 심정으로 힘겨운 재활을 버텼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장에 사재혁이 등장하자 관중석이 술렁였다. 전성기가 끝났다고 생각한 그가 인상 2차 시기에 선두보다 7㎏이나 무거운 171㎏을 들어올렸다. 애초 공식 최고기록에서 메달권 밖으로 평가받던 그였다. 강력한 금메달 후보 이란의 키아누시 로스타미(23)가 172㎏을 들자 아예 3차 시기를 포기하고 주종목인 용상에서 승부를 걸었다.

하지만 끝내 벽을 넘지 못했다. 사재혁은 용상 1차 시기에 우승권 선수들과 비슷한 207㎏에 도전했다가 잇따라 두차례 바벨을 떨궜다. 3차 시기에 210㎏까지 무게를 올려 근성을 보였지만, 마지막 바벨의 무게마저 이겨내지 못했다. 실격패한 그는 바벨 앞에서 잠시 주저앉았다. 그러나 이내 다시 일어나 자신을 응원해준 관중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사재혁은 “인상 기록이 잘 나왔다. 아직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만큼 연습을 거듭하면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림픽 세번은 나가봐야죠”라며 환하게 웃었다. 2016년 브라질 리우올림픽에 출전하겠다는 의지였다. 금메달은 인상 163㎏, 용상 218㎏(합계 381)을 들어올린 중국의 톈타오에게 돌아갔다.

인천/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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