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재(왼쪽부터)와 송상욱, 방시레, 전재식이 26일 인천 드림파크승마장에서 열린 승마 종합마술 단체 결승에서 우승한 뒤 태극기를 든 채 경기장을 돌고 있다. 인천/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승마 종합마술 2관왕 송상욱
우승 소감서 8년전 낙마사고로 숨진
고 김형칠 선수 떠올리며 눈물 흘려
“이제 마음 홀가분…형님께 자랑할것”
우승 소감서 8년전 낙마사고로 숨진
고 김형칠 선수 떠올리며 눈물 흘려
“이제 마음 홀가분…형님께 자랑할것”
“메달을 형님께 보여 드리고 싶습니다.”
송상욱(41·렛츠런승마단)의 눈가가 젖어왔다. 한국 승마 사상 처음 아시안게임 종합마술 개인, 단체전을 휩쓴 날 그는 머릿속에 김형칠을 떠올리고 있었다. 김형칠(사진)은 8년 전 카타르 도하아시안게임 종합마술 경기 도중 불의의 낙마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송상욱은 당시 장애물 비월경기 대표로 김형칠과 함께 대회에 참가하고 있었다. “사고 이후 겁도 많이 났는데 이번 아시안게임을 앞두고는 1년 동안 정말 피땀 흘려 노력했어요. 메달 들고 꼭 형칠이 형님께 찾아갈 겁니다.”
송상욱은 26일 인천 드림파크승마장에서 열린 종합마술에서 참가자 23명 중 가장 적은 37.90점의 감점을 받아 개인·단체 2관왕에 올랐다. 종합마술은 마장마술, 크로스컨트리(3.3㎞), 장애물 경기가 모두 포함된 종목으로 인내력(마장마술)과 스피드(크로스컨트리), 정확성(장애물)이 골고루 요구된다. 한국에는 크로스컨트리 경기장이 없어 한국 선수들에게는 취약 종목이다. 송상욱도 2010 광저우대회 때는 개인전 7위에 그쳤었다. 송상욱은 “훈련환경이 열악했는데 마사회에서 독일 전지훈련을 보내줘 기량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했다.
송상욱과 함께 방시레(26·렛츠런승마단)가 개인전 동메달(41.30점 감점)을 따냈다. 단체전 금메달은 홍원재(21·단국대),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 최고령 선수인 전재식(47·렛츠런승마단)이 함께 기쁨을 나눴다.
전재식은 “2006년에 우리와 함께 종합마술을 하다가 운명을 달리한 김형칠 선배님께…”까지 말한 뒤 복받친 감정에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감정을 추스른 뒤 “이제야 마음이 조금이라도 홀가분해진 것 같다. 김형칠 선배께 자랑하겠다”며 소감을 마쳤다. 장애물 비월 개인·단체전만 남겨둔 상황에서 한국은 이번 대회 승마에 걸린 금메달을 싹쓸이하고 있다.
인천/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김형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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