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면 재미있는 요트
최소 4차례 이상 레이스 펼쳐
벌점 가장 낮은 선수가 금메달
충돌 일으키거나 욕설땐 실격
부표 건드리면 1바퀴 도는 벌칙
박성빈, 최연소 금메달 눈앞에
최소 4차례 이상 레이스 펼쳐
벌점 가장 낮은 선수가 금메달
충돌 일으키거나 욕설땐 실격
부표 건드리면 1바퀴 도는 벌칙
박성빈, 최연소 금메달 눈앞에
인천아시안게임 한국 대표팀의 최연소 금메달이 유력한 요트의 박성빈(14·대천서중2)은 지난 26일 남자 옵티미스트 7차 레이스에서 실격(DSQ)을 당했다. 항해 도중 다른 배를 들이받고 말았다. 그는 자신의 진로를 방해하는 상대방에게 비키라고 외쳤다고 했지만, 심판은 반칙 행위라고 판정했다. 다른 배와 5~6m의 짧은 거리에서 방향 전환을 한 게 충돌의 원인이라는 해석이었다.
29일 인천 왕산요트경기장에서 만난 김우현 대표팀 감독은 박성빈의 실격에 대해 설명하면서도 여유가 있었다. 이유는 요트 규칙에 있었다. 최대 12차례 레이스를 펼쳐 가장 나쁜 성적을 거둔 레이스는 제외하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실격한 레이스를 빼면 최종 결과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 게다가 성빈이는 그 레이스에서 4위로 가장 못했기 때문에 어차피 제외할 가능성이 높았다”고 말했다.
요트 경기에선 순위가 곧 벌점이다. 예를 들어 1등은 1점, 2등은 2점이다. 각 레이스의 벌점을 합쳐 가장 낮은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건다. 남자 옵티미스트 중간순위 1위인 박성빈은 10차례 레이스 중 실격된 레이스를 제외한 벌점 합계가 13점이다. 2위 말레이시아 선수와 무려 11점 차이가 난다. 하지만 다시 한번 실격을 당하면 그 레이스는 제외할 수 없기 때문에 남은 경기에서 신중해야 한다. 순위가 조금 낮아지더라도 안정적인 전략으로 항해할 필요가 있다.
‘공정한 경쟁’이라는 스포츠 정신에 어긋나는 행위를 했을 땐 가중처벌을 받는다. 일부러 충돌을 일으키거나 욕설을 하는 행위 등이 대표적이다. 레이스에서 실격을 당하고, 전체 합산 점수에도 무조건 포함시켜야 한다. ‘최하위 벌점+1점’의 벌점을 받는다. 10명이 레이스를 펼쳤다면 11점이다. 메달을 다투는 상위권 선수에겐 치명적이다.
김 감독은 “마크(반환점 표시 부표)를 건드리고도 벌칙을 이행하지 않고 지나친 뒤 사후에 적발되는 행위도 가중처벌을 받는다”고 말했다. 마크를 건드리면 배를 1바퀴(360도) 회전시키는 벌칙을 받아야 한다. 그만큼 시간이 지체된다. 박성빈도 10번의 레이스에서 총 3차례 마크를 건드리며 그때마다 벌칙을 받았다.
2바퀴(720도)를 돌아야 하는 벌칙도 있다. 세일(돛)을 펌핑해서 전진하는 윈드서핑을 제외한 요트 종목은 자연 바람과 조류만을 활용해 항해해야 한다. 러더(키)나 세일을 흔들거나 몸을 갑자기 앞으로 움직였다가 멈추는 행위 등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힘을 만들면 2바퀴 돌기 벌칙을 받는다. 대회 기간에 같은 행위를 2차례 하면 레이스를 그 자리에서 멈춰야 하고, 그 레이스는 기권 처리된다. 김 감독은 “요트는 자기 스스로 룰을 지키며 전술을 짜야 하는 스포츠”라고 설명했다.
이날은 바람이 약하고 해무가 잔뜩 껴 매치레이스를 제외한 모든 경기가 취소됐다. 초속 3m 이상의 바람이 불어야 정상적인 경기가 가능하다. 해무가 심하면 마크가 보이지 않아 배들이 방향을 잡기도 어렵다. 김철진 대한요트협회 홍보이사는 “최소 4차례 레이스를 끝내면 성적을 낼 수 있다. 최소 요건을 갖췄으므로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종목은 전날까지 10차례의 레이스를 마쳤다.
요트는 30일 레이스를 끝으로 최종 성적을 가린다. 한국 대표팀은 박성빈을 비롯해, 레이저의 하지민(25·인천시체육회), 호비16의 김근수(34)·송민재(34·이상 부안군청), 매치레이스의 박건우(33·부산시청)·조성민(27·부산시청)·김성욱(30·해운대구청)·양호엽(23·해운대구청)·채봉진(31·여수시청) 등이 금메달을 노린다. 레이저는 남자 종목이고, 호비16과 매치레이스는 오픈(남녀 혼성) 종목이지만 한국은 남자 선수만 출전했다.
인천/이재만 기자 appletr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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