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세혁이 30일 열린 남자 탁구 단체 중국과의 결승전에서 실점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한국은 중국에 0-3으로 졌다. 수원/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탁구 남자단체, 중국에 져 은메달
30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탁구 남자단체전 결승 1경기. 중국이 남자 세계랭킹 1~4위를 포함한 최강 전력으로 팀을 꾸렸지만, 한국이 첫 경기를 따내면 흐름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다. 한국은 ‘수비의 달인’ 주세혁(34·삼성생명)을 내세워 ‘세계 최고의 공격수’ 마룽(26·3위)과 맞섰다.
주세혁이 세트 전적 1-2로 뒤진 4세트에 ‘세계 최고 창과 방패’가 맞붙어 6차례 듀스가 이어지는 엄청난 승부가 펼쳐졌다. 잇따라 20차례 가까운 랠리가 벌어지면서 경기가 뜨거워졌고, 관중석에서도 “대~한민국”과 “짜여우”(加油: 힘내라는 뜻)라는 응원 소리가 거세게 맞부딪쳤다. 주세혁은 네차례 먼저 점수를 내주고도 잇따라 듀스로 따라붙는 저력을 보였다. 긴 수비 랠리 뒤 강력한 공격 드라이브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15-14로 경기를 뒤집어 짜릿한 역전승을 맛보는 듯했다. 하지만 경기 막판 주세혁의 두차례 실책에 이어진데다 마룽의 마지막 스매싱이 그대로 주세혁 쪽 탁구대에 꽂히면서 마룽의 승리로 경기가 끝났다.
분위기는 중국 쪽으로 급격히 쏠렸다. 제2경기에서 세계랭킹 1위 중국의 쉬신이 이정우(울산시탁구협회·38위)에게 단 14점만 내주며 세트 전적 3-0으로 이겼고, 제3경기에서도 장지커(4위)가 정상은(삼성생명·48위)을 상대로 1세트를 11-1로 따내는 등 완승을 거둬 최근 11차례 아시안게임에서 9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유남규 남자대표팀 감독은 “첫 경기를 따냈으면 승부를 걸어볼 수 있었는데 아쉽다. 주세혁의 기량이 여전하고 다른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주세혁은 2002년 부산대회 이후 네번째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모두 중국의 벽에 막혀 4회 연속 은메달에 머무르게 됐다. 경기 뒤 주세혁은 “응원 덕분에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느낌이 없었다. 2, 4세트에 리드를 지키려다가 과감한 공격으로 밀어붙이지 못한 게 아쉽다”며 “오늘은 잊고 남은 개인전에 모든 걸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수원/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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