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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카누 기적 조련하는 ‘스페인 사나이’

등록 2014-10-01 19:29

카를로스 후안마르티
카를로스 후안마르티
한국 슬랄롬 감독 후안마르티
“아시아 3강 자질은 충분한데
제대로 된 시설 한곳도 없어”
“빨리 빨리 빨리 빨리!” 1일 인천아시안게임 카누 슬랄롬 경기가 열린 경기도 하남 미사리카누경기장에선 한국 선수들이 경기를 할 때마다 어눌한 한국말이 들렸다. 소리의 주인공은 한 백인 남성이었다. 그는 손가락을 입에 넣어 휘파람을 불며 목청을 높여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었다.

17년간 스페인에서 카누 슬랄롬 선수로 활약한 카를로스 후안마르티(36·사진)는 지난해 3월 은퇴하자마자 한국에 왔다. 대한카누연맹의 외국인 감독 공모를 통해 사령탑으로 선임된 것이다. “2000년 시드니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 스페인 대표로 출전했고 세계대회에서 동메달 2개를 땄죠. 한국은 잘하는 스포츠가 많은데 카누 슬랄롬은 약하더군요.” 그는 걸음마 단계의 한국팀을 한 단계 발전시키고 싶었다고 했다.

1년 반 동안 선수들은 급성장했다. 메달 가능성도 점쳐졌지만 한계에 부딪혔다. 후안마르티 감독은 “처음엔 실력이 금방 늘었지만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니 발전이 더뎠다”고 말했다. 카누 슬랄롬 강국인 유럽 선수들은 6~7살에 입문한다. 20살 안팎의 한국 선수들은 대부분 고등학생 때 시작해 경력이 5년도 안 된다. 기본기를 쌓고 세밀한 기술을 익히기에 턱없이 부족한 기간이다. 이날 출전한 5명의 선수들은 모두 준결승에 오르지 못하고 탈락했다.

열악한 시설이 아쉬웠다. “한국엔 제대로 된 카누 슬랄롬 코스가 한 곳도 없어요. 이런 상황에서 메달을 딴다면 기적입니다.” 국제 규격의 급류 코스가 없어 아시안게임은 정수(고인 물)에 장애물 코스를 만들어 치르고 있다. 그는 “스페인은 바르셀로나올림픽 때 급류 코스를 만들어 카누 슬랄롬 붐이 일었다. 한국도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경기장을 만들었으면 했는데…”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아시아 최강인 일본과 중국엔 급류 코스가 여러개 있다고 했다.

문제는 건설 비용이다. 선수층이 얇은 한국 상황에서 대회 하나 치르자고 수십억원을 들여 코스를 만들긴 쉽지 않다. “카누 슬랄롬은 훌륭한 레저스포츠입니다. 선수들이 훈련하지 않을 땐 대중한테 개방하면 되죠. 스페인에선 일반인 사용료로 선수들 훈련비용의 상당 부분을 충당합니다.” 올해 말 계약이 만료돼 스페인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은 그는 “시설 투자만 된다면 한국 선수들은 아시아 3강 안에 올라갈 자질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하남/글·사진 이재만 기자 appletr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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