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우가 1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75㎏급 결승전에서 일본의 가나쿠보 다케히로를 상대로 승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그레코로만형 75㎏급 금메달
류한수도 66㎏급 정상 올라
류한수도 66㎏급 정상 올라
한국 레슬링이 하루 사이 금메달 2개를 수확하며 지난 광저우아시안게임 노골드의 수모를 털어내고 화려하게 부활했다. 남자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74㎏급의 김현우(25·삼성생명)와 66㎏급의 류한수(26·삼성생명)는 1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승리해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그레코로만형 85㎏급의 이세열(24·조폐공사)은 어깨 탈골의 투혼 끝에 은메달을 따냈고 남자 그레코로만형 130㎏ 김용민(26·인천환경공단)도 은메달을 보탰다. 한국 남자 레슬링은 전날 정지현(31·울산남구청)이 그레코로만형 71㎏급에서 따낸 금메달을 포함해 이번 대회에서만 금메달 3개를 수확했다.
김현우는 박장순, 심권호에 이어 한국 레슬링 사상 세번째로 그랜드슬램을 일궈내며 가장 빛나는 별이 됐다. 2012년 런던올림픽과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인 김현우는 두 차례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에 이어 이번에 아시안게임 금메달까지 목에 걸면서 4개 메이저 대회를 모두 제패하는 영광을 누렸다. 김현우는 경기가 끝난 뒤 “그랜드슬램 달성에 자만하지 않고 앞으로 최고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선수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김현우의 선전은 한국 레슬링의 부활을 의미한다. 한때 레슬링은 한국 스포츠의 대표적인 ‘메달밭’이었다.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에서 양정모가 대한민국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낸 이후 줄곧 효자 종목으로 군림했다. 아시아에선 따라올 나라가 없었다. 아시안게임에서 따낸 금메달만 무려 49개에 달했다. 그러나 ‘배고픈 운동’인 레슬링은 2000년대 들어 급격히 하향곡선을 그렸다. 옅어지는 선수층에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선수들을 제대로 키워내지 못하면서다. 2008 베이징올림픽 노골드에 이어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도 은메달 3개, 동메달 6개를 따내는 데 그쳤다. 하지만 2012년 런던올림픽 그레코로만형 65㎏에서 김현우가 금메달을 따내며 분위기를 바꾼 데 이어 이번에 3개의 금메달을 수확하면서 옛 명성을 되찾았다.
김연기 기자 yk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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