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구·크리켓·세팍타크로
규칙변경 등 퇴출 막기 안간힘
야구도 동남아 저변 확대 노력
규칙변경 등 퇴출 막기 안간힘
야구도 동남아 저변 확대 노력
정구 남녀 단식과 혼합복식 4강전은 결승전보다 더 치열하고 박진감이 넘친다. 결승전은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이기다 10분 안팎이면 끝난다. 쿼터제 때문이다.
정구 쿼터제는 2011년 문경세계선수권 때부터 시행됐다. 남녀 단식과 혼합복식 경기를 배정할 때 한국, 일본, 대만 선수들과 중국, 인도네시아, 몽골 등의 선수들이 4강, 8강에서는 맞붙지 않게 한다. 남녀 단식과 혼합복식의 경우 4강전이 실질적인 결승전이 된다. 남녀 단식(김형준, 김보미)과 혼합복식(김애경-김범준)에서 4강전은 모두 한국팀끼리의 승부였고, 여기에서 승자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쿼터제는 정구가 한국, 대만, 일본의 일방적 독주 속에 아시안게임 퇴출 얘기까지 흘러나오자 국제정구연맹에서 대안으로 내놓은 것이다. 대한정구협회 김태주 사무국장은 “3개국이 국제 대회 메달을 독식하니까 다른 국가들이 실력 차 때문에 정구를 안 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지금은 그들도 메달을 딸 수 있으니까 강한 동기부여가 돼서 더 열심히 배우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때부터 테니스 세부종목으로 들어가 있는 정구는 올림픽 종목은 아니다. 김 사무국장은 “테니스 세부종목으로라도 올림픽에 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때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크리켓은 20오버 방식으로 올림픽 진입을 노리고 있다. 원래 공격 때마다 10아웃으로 진행되는 게 원칙이지만 20오버는 아웃카운트에 상관없이 공 120개(1오버당 공 6개)를 던지면 공수가 바뀐다. 크리켓은 10아웃제로 시행되면 종일 경기를 하기도 하지만 20오버 방식으로 하면 총 경기 시간이 3시간 정도로 줄어든다. 공 갯수에 한계가 있으니 배트맨들도 더욱 적극적으로 배트를 휘두른다.
아시안게임에서만 열리는 세팍타크로는 계속 규칙을 바꿔가면서 대중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올림픽 종목이 아닌 이상 언제든지 퇴출 기로에 설 수 있기 때문이다. 15점 3세트 서비스게임제로 진행되던 세팍타크로는 경기 시간이 너무 길어지자 2002년 부산 대회 때부터 서비스권을 없애고 21점 3세트 랠리 포인트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2011년 다시 규칙을 바꿔 지금은 15점 5세트로 진행되고 있다. 다양한 전술과 빠른 전개로 경기는 더욱 박진감 넘치게 됐다는 평가를 듣는다.
아시안게임 퇴출 여론이 강하게 일고 있는 야구는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 중이다. 동남아시아 지역 국가에 한국인 코치를 파견하거나 장비를 지원해주고, 현지에 야구장까지 지어주고 있다. 대한야구협회 나진균 사무국장은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은 실력이 그나마 나은 편이데 비용 문제 때문에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다. 아시아야구연맹 차원에서 한·중·일 회원국의 분담금을 늘려서 이들 나라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라고 밝혔다.
인천/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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