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형 선수.
아시안게임 끝나고 1주일 만에
정규리그 돌입…체력부담 호소
조성민은 연골 부상, 결국 수술
정규리그 돌입…체력부담 호소
조성민은 연골 부상, 결국 수술
프로농구 구단들이 12년 만의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금메달 후유증에 울상짓고 있다. 각 구단 에이스급 선수들이 무려 5개월여 대표팀 생활 끝에 소속팀에 돌아왔고, 다시 일주일 만에 정규리그에 돌입했다. 이들이 하나같이 체력적인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한 시즌을 뛰고 또 시즌을 맞는 기분이다.” 아시안게임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가드 김선형(SK)이 지난 12일 시즌 첫 경기 뒤 한 말이다. 국가대표팀 선수들은 지난 시즌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이 끝난 지 한 달 만인 5월 소집됐다. 5개월 동안 합숙 훈련을 거쳐 지난달 스페인 세계선수권대회와 인천 아시안게임에 잇따라 출전했다. 대표팀 센터 김주성(36·동부)이 “훈련 뒤에 다리가 후들거려서 놀러다닐 힘도 없을 정도”라고 할 만큼 훈련 강도가 셌다.
부산 케이티는 이번 아시안게임 최대 피해자로 꼽히고 있다. 팀의 주포 조성민이 올 시즌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10일 오른쪽 무릎 연골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게 됐다. 조성민은 이번 대표팀에서 대체불가한 외곽 슈터 구실을 했다. 하지만 대회 도중 오른쪽 손가락 탈구에 이어 연골 부상까지 당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구단 쪽은 수술과 재활 기간을 6주 정도라고 밝혔지만, 전창진 케이티 감독은 “조성민의 부상이 한 라운드 쉰다고 해결될 게 아니다. 지난 시즌보다 더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티는 조성민이 복귀하는 11월 말까지 이광재 등으로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지만, 지난 시즌 정규리그 54경기에 모두 출전해 평균 15점을 넣은 조성민과 견줘 무게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대표팀에서 필리핀, 이란 등의 주전 센터들을 제압했던 김종규(LG)도 컨디션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종규는 개막전에서 27분간 단 2점(3튄공)에 그치는 부진을 보였다. 전주 케이씨씨(KCC)와 시즌 두번째 경기에서 10득점을 올렸지만, 2튄공잡기(0블록)로 골밑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같은 팀의 문태종도 불혹의 나이에 대표팀 훈련과 큰 대회 2개를 치르면서 정규리그 내내 체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울산 모비스는 지휘부가 대거 차출되면서 또다른 형태의 피해를 본 경우다. 유재학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것을 비롯해 성준모 코치와 정태중 트레이너가 대표팀에 합류하면서 소속팀에 오랜 기간 자리를 비웠다. “올 시즌을 앞두고 우리 팀 선수들을 겨우 3일 봤다”던 유 감독은 개막전에서 엘지에 쓴맛을 봤다. 대표팀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양희종, 박찬희(이상 KGC인삼공사), 김태술(KCC) 등도 부상으로 인한 결장이나 한자릿수 득점에 머물며 시즌 초반 침체에 빠져 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조성민 선수(오른쪽).
김종규 선수(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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