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무패행진 최다기록 타이
81-58로 케이씨씨 꺾어
81-58로 케이씨씨 꺾어
두 감독의 골밑 싸움 대처법이 극과 극이었다. 추일승 고양 오리온스 감독은 “하승진의 골밑 접근 자체를 차단하겠다”고 했다. 키 221㎝ 하승진(29)의 활약에 따라 상대팀 전주 케이씨씨(KCC)의 승패가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허재 케이씨씨 감독은 “트로이 길렌워터한테 줄 건 주고, 다른 국내 선수들을 막는 데 주력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길렌워터는 올 시즌 득점 1위(평균 25.8점)를 달리며 오리온스의 개막 무패 행진을 이끌어 왔다. 추 감독의 작전이 적중했다.
오리온스는 27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에서 케이씨씨를 81-58로 꺾었다. 감독들의 작전 대결은 전반에 이미 갈렸다. 추 감독은 길렌워터, 이승현, 장재석을 번갈아 골밑에 두고 하승진의 체력을 고갈시켰다. 돌처럼 강한 몸으로 부딪쳐 오는 상대 선수들의 강한 몸싸움에 하승진은 금세 지친 기색을 드러냈다. 전반 14분을 뛰었지만, 2득점밖에 하지 못했다. 슛 시도 자체가 6번에 불과했다. 허 감독은 3쿼터에서 3분간 하승진을 더 뛰게 했다가 경기에서 아예 뺐다.
길렌워터는 23분간 경기에 나서 3점슛 1개 포함 19점을 뽑는 득점 본능을 뽐냈다. 수비에서도 튄공을 12개나 잡아냈다. 포워드 장재석(15점·10튄공)과 이승현(10점·5도움)이 길렌워터를 거들자 손쉽게 승리가 찾아왔다. 오리온스는 팀 도움(23-9), 3점슛(8-4), 팀 속공(5-0)에서도 케이씨씨를 압도했다. 오리온스는 4쿼터 한때 점수차를 27점까지 벌리며 완승을 거뒀다. 장재석은 경기 뒤 “경기에 뛰는 순간에도 우리 팀이 강해진 것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오리온스는 프로농구 역대 최다 타이인 개막 뒤 8연승을 달성했다. 이 기록은 2011~12시즌 원주 동부가 한 차례 기록한 적이 있다. 오리온스는 28일 최하위 안양 케이지시(KGC)를 상대로 1997년 프로농구 출범 뒤 첫 개막 9연승과 1라운드 전승 우승에 도전한다.
고양/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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