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KCC 하승진. 사진 연합뉴스
하승진, 2라운드 문열자 맹활약
“골 밑 몸싸움 적극적으로 할 것”
“골 밑 몸싸움 적극적으로 할 것”
‘괴물’ 하승진(221㎝·전주 KCC·사진)의 농구 본능이 깨어나고 있다. 하승진은 전형적인 슬로스타터로 꼽힌다. 몸 자체가 시즌 적응에 시간이 걸리는 체질인데다, 오랫동안 허재 감독의 ‘만만디 리더십’에 길들여진 이유도 있다. 올 시즌엔 2라운드에 접어들자마자 위력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일 인천 전자랜드와의 경기는 신호탄이었다.
이날 하승진은 무려 22점을 넣었다. 튄공잡기(13개), 도움(1개), 블록슛(1개) 등 공수 전 분야에서 고른 활약을 펼쳤다. 10분 이상 뛴 팀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실책을 하지 않았다. 1쿼터부터 매 쿼터 득점(6-9-2-5점)을 성공시켰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30분57초를 뛰며 올 시즌 최대 출장 시간을 기록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공익근무 직전 2011~2012 시즌 프로 최다였던 평균 출장 시간(30분21초)과 튄공잡기(10.0개) 수준에 접근하고 있다. 체력이 올라오는 덕분이다. 최근 팀의 3연패를 끊는 데도 결정적인 구실을 했다.
하승진은 “골 밑에서 상대 선수들과 더 적극적으로 몸싸움을 펼쳐 동료들한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간 몸싸움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최근 15㎏가량 감량을 했지만 여전히 120㎏ 안팎의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다. 하승진이 몸싸움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면 어지간한 외국인 선수들도 힘에서 당해내기 어렵다. 몸이 가벼워지면서 골 밑에서 쉽게 지치는 모습도 보기 어려워졌다.
개인 성적도 자연스레 올라가고 있다. 올 시즌 튄공잡기에서는 국내 선수들 가운데 단연 1위(9.55개)이고, 외국인선수를 포함해도 리오 라이온스(서울 삼성), 애런 헤인즈(서울 SK)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블록슛, 2점슛 성공률(이상 7위) 등 장신 선수한테 기대하는 몫을 해주고 있다. 그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 동료들과 손발을 맞춰야 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지난 2년간 병역 문제로 생긴 공백 탓이다. 4일 경기에서는 팀 동료 타일러 윌커슨(201㎝)과 55점, 26튄공을 합작했다. 이런 호흡을 꾸준히 보여주면, 5할 승률을 밑도는 팀 성적(5승6패)도 상승세를 탈 수 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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